매일신문

헌팅턴 교수 미 테러 분석

'문명의 충돌'의 저자인 새뮤얼 헌팅턴 미 하버드대 교수는 미국 테러 사태는 문명의 충돌이 아니라고 말했다.

헌팅턴 교수는 독일 주간지 '디 차이트' 최신호 회견에서 이번 테러는 문명의 충돌이 아니라 야만인들의 비열한 공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헌팅턴 교수는 서방 세계가 테러와의 전쟁을 수행하면서 이슬람 세력과 연대하지 못하면 실제로 문명의 충돌을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이슬람 세계를 포함한 대(對)테러 전선을 형성할 것을 촉구했다.

다음은 요제프 요페 디 차이트 공동발행인이 헌팅턴 교수와 진행한 인터뷰를 요약한 것이다.

-이번 테러 사건으로 헌팅턴 교수가 지난 93년 국제정치 전문잡지 '포린 어페어즈'와 96년 저서에서 예언한 '문명의 충돌'이 시작된 것인가.

▲이번 테러는 전체 문명사회, 나아가 문명 그 자체에 대한 야만인들의 비열한 공격이다. 중요한 것은 이 범죄가 아직 문명의 충돌을 야기하지는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도 문명의 충돌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은가.

▲아니다. 이슬람 세계는 분열돼 있다. 진짜 문명의 충돌을 막느냐, 못막느냐는 이슬람 국가들이 테러를 퇴치하기 위해 미국과 협력하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

-이번 테러의 목표는 무엇이었는가.

▲미국의 상징이다. 세계무역센터는 자본주의의 상징이고 미 국방부는 미국 군사력의 상징이다.

-테러를 자행한 범인들은 한 국가를 공격한 것인가, 아니면 한 문화를 공격한 것인가.

▲둘 다 공격한 것이다. 그들은 미국을 자신들이 증오하는 서구문명의 화신으로 보고 있으며 동시에 세계 최강의 국가로 생각하고 있다.

-미국은 이번 테러와의 전쟁을 혼자 감당할 수 있는가.

▲결코 불가능하다. 동맹국들이 필요하며 또한 이슬람 세계를 포함하는 대테러 공동전선을 형성해야 한다. 처음에 강조한 바와 같이 이슬람 국가들이 이번 전쟁을 수수방관하거나 심지어 범죄자들과 연대한다면 실제로 문명의 충돌을 야기할 위험이 커진다. 이렇게 되면 단순히 악의 세력에 대한 문명사회의 전쟁 차원이 아니게 된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