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은 요즘 문화를 어떻게 바라보고 활용할까?15일 오후 대구박물관 강당에서 열린 '제3회 대구 청소년 문화탐구 경진대회'(대구 동부 새교육 시민모임 주최)가 이에 대한 대답을 어느 정도 던져 줬다. '대회'라는 이름이 걸리면 내용은 물론 참가자들조차 딱딱해지게 마련이지만, 참가 8개 팀의 중·고생들은 어른 눈으로 보기에도 신기할 정도로 많은 매체들을 자유롭게 활용해 자신들의 주장을 나타내고 있었다.
이 대회는 청소년 스스로 삶 속에 파고든 문화의 실태를 파악하고 문제점과 원인을 분석해 새로운 문화를 만들도록 하기 위해 마련된 것. 문화 분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경시대회'인 셈이다. 논문 형식의 연구 보고서를 제출하되 멀티미디어 자료를 활용해 발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시 교육감 상을 받은 동아리 '한울타리'의 작품이 전형적이었다. 능인고·대구여고·정화여고 1, 2년생 5명이 발표한 내용은 '한·일 청소년의 역사인식 태도 비교'. 내용은 짐작이 가겠지만 발표 형태는 눈이 현란할 정도였다.
파워포인트로 제작한 슬라이드 자료에서부터 학생들이 직접 촬영·편집한 영상물, 각종 영상자료 등이 스쳐가는 사이사이 한국과 일본의 과거·현대인, 청소년들이 등장하는 학생들의 역할극이 계속 삽입됐다. 15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한 편의 종합예술을 감상하는 느낌이 들었다. 주제를 잡고 구성하고 대본 쓰고 제작하는 모든 과정이 학생들 손으로 진행됐다고 믿기지 않을 정도.
참가팀 전체의 면면을 보면 놀라움은 더해진다. 고교생 동아리 5개 팀은 그럴 만도 하겠다 싶지만 중학생 3개 동아리도 고교생 못지 않은 솜씨를 보였다. '미국 대중문화를 넘어서'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죽전여중 3학년생 5명은 설문조사, 인터뷰, 동영상 자료, 파워포인트 자료 등 충실한 내용과 주제 의식으로 영남대 총장상을 받았다.
학생들을 지도한 능인고 이상균 교사는 "요즘 학생들의 문화 수준은 스스로 시나리오를 쓰고 촬영해 단편영화를 만드는 정도로 보면 될 것"이라면서 "과거 자녀들의 이런 경향을 반대하던 학부모들이 적극적인 지지로 돌아선 것도 달라진 세태"라고 했다.
김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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