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가을을 연다-지역 중견예술인 작업현장

◈국악인 이미경씨-가야금 선율 세계에 전파 해외공연 준비 '두문불출'

"가야금 소리는 내면의 소리입니다. 좋은 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자기 수련이 필요합니다".오는 가을 해외공연을 앞두고 있는 국악인 이미경(44.여)씨는 두문불출이다. 대구시 수성구 수성3가 2층 양옥 한켠에 마련된 10평 남짓한 연습실에서 하루 종일 가야금과 씨름하고 있다.

"내가 혼신의 힘을 다해 연주하면 관객들이 먼저 알고 답을 해줍니다. 이번 해외 공연에서도 좋은 소리를 들려주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이미경씨는 지난 4월 북한 국적의 재일교포 무용수 백향주 대구공연에서 가야금을 연주 한 것이 계기가 되어 오는 10월 30일 도쿄 백향주 공연에 초청 받았다. 특히 초청을 한 백홍천무용단이 31일 개인 독주회까지 마련해주는 배려를 아끼지 않아 진지하고 중후한 김죽파류 가야금산조와 황병기의 '밤의 소리', '영목', '침향무', '비단길' 등을 들려줄 마음에 벌써 가슴이 설레고 있다.또 지난해 10월 조월 중국 남경사범대학 교수와 계명대에서 가진 비파-가야금 협연의 인연으로 오는 12월 10일 남경사범대학에서 다시 한번 조월 교수와 협주회도 열 계획이다.

가야금을 배운 어머니 영향으로 15세 때 가야금을 시작한 이미경씨는 계명대와 이화여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지난 84년 대구시립국악단에 몸을 담아 활발한 활동을 벌이다 지난 97년 돌연 그만두었다.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고 좀더 자유로운 연주를 하기 위해서 시립국악단을 떠났습니다. 가야금 소리를 듣고 감동하는 사람이 있으면 어디든지 찾아가서 연주하고 싶습니다".이미경씨는 지난 2월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방문, 가야금 선율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렸다.

"음악은 세계 공통언어입니다. 가야금 연주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준 독일 사람들의 성원을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독일 공연에서 돌아온 이미경씨는 '아베마리아'를 25현 가야금으로 연주하는 크로스오버 음악을 통해 보다 폭넓은 가야금 선율을 세계에 알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기초가 튼튼하지 않은 상태에서 25현 등 개량 가야금 연주에 섣불리 도전하는 것은 금물"이라며 "학생들은 12현 전통 가야금 연주에 충실해야 한다"는 충고도 아끼지않았다. 지난 여름 독일에서 가야금을 배우기 위해 자신을 찾은 7명의 사람들을 통해 우리가 자랑스런 전통을 너무 소홀히 여기는 것을 반성했다는 이미경씨. 가야금 선율로 무더위 떨쳐버린뒤 훌쩍 다가온 가을을 마주하며 결실을 준비하고 있다.

이경달기자 sar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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