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오늘의 포커스-'이용호 게이트' 파문 확산

신승남 검찰총장의 동생이 G&G그룹 회장 이용호씨로부터 스카우트 비용 등 명목으로 6천여만원을 받고 이씨 계열사 사장으로 근무한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이씨의 각계에 대한전방위 로비의혹이 점차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지금까지 거론된 이씨의 로비의혹이 단순 '의혹' 수준을 넘어 사실일 가능성이 한층 높아짐에 따라 이 부분에 대한 검찰의 전면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검찰은 '단순한 설(說)에 따른 의혹해소 차원의 수사는 하지 않겠다'고 수차례 공언해 왔지만 검찰총수의 친동생이 이씨의 직접 로비대상이 된 사실이 확인된 만큼 철저한 진상규명 외에 다른 대안은 없을 것이라는 게 법조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지금까지 이씨가 검찰과 정.관계 인사 등을 상대로 광범위한 로비를 벌여왔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흔적은 곳곳에서 포착됐다.

우선 이씨는 이미 작년 5월 최근 구속될 당시 범죄사실과 거의 똑같은 혐의로 서울지검 특수2부에 긴급체포됐다가 하루만에 풀려났고 두달 뒤 불입건(입건유예)처리된점이 석연치 않다.이 과정에서 검찰 고위간부 출신 K변호사는 선임계를 내지 않은 채 1억원의 수임료를 받고 당시 서울지검장이던 임휘윤 부산고검장에게 '잘 검토해달라'는 취지의 전화를 건사실이 확인됐고, 임 고검장 등 검찰간부 여러명은 이씨와 친분이 있다는주장도 나왔다.

또 신 총장 외에 일부 다른 검찰 간부들의 가족이나 친척도 이씨 계열사에 근무했던 사실도 알려졌다.이에 따라 이씨가 평소 친분을 쌓아둔 전.현직 검찰간부들을 통해 600억원대의 횡령과 주가조작 혐의를 큰 탈 없이 빠져나온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정치권 인사들도 로비대상으로 거론됐다. 야당은 여권 인사들의 영문 이니셜을 공개하면서 이씨가 이들의 자금을 관리해줬다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해 파문을일으켰다.

일부 정치인들은 이번에 이씨와 함께 구속된 '국제PJ파' 두목 여운환씨가 92년 구속됐을 당시 직접 면회를 갈 정도로 친분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그러나 이름이 거론된 당사자들은 대부분 이씨와 일면식도 없다거나 절친한 친구 동생 등 극히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일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정치권 로비의혹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국세청은 이씨 계열사가 회계장부 조작을 통해 세금을 포탈한 사실을 적발하고도 가산세 1억3천여만원만 부과하는 선에서 '가볍게' 처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고,김영재 금감원 부원장보의 동생도 이씨 계열사의 전무로 근무했던 사실도 밝혀졌다.

이씨의 '전화손님 명단'에 따르면 모부장검사, 여당의원 출신 공기업 사장, 전 청와대 국장 등이 이씨에게 전화를 걸었던 것으로 기록돼 있다.

이처럼 이씨가 '힘있는 기관' 곳곳에 로비의 손길을 뻗쳤을 가능성을 뒷받침해주는 흔적이 잇따라 발견되고, 로비의혹 주장이 속속 제기됨에 따라 검찰수사를 통해 의혹의 실체가 밝혀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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