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 관광업계에 한파

동시다발테러 공격의 여파로 미국 관광업계는 텅빈 호텔과 휴가예약 취소, 출장 연기 사태를 지켜보며 망연자실하고 있다.

10년전 걸프전 때보다 상황이 훨씬 나쁘게 돌아가고 있다고 관광업체들은 입을 모은다. 앨런 그린스펀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도 관광 및 항공산업의 활력약화가 매우 심각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테러 공격의 타깃이 됐던 뉴욕과 워싱턴의 호텔 예약률은 절반으로 떨어졌다.매년 2천만명의 관광객을 받아들였던 워싱턴의 상당수 호텔들은 이미 인력감축에 들어갔다. 연간 700만명의 외국인을 포함, 3천700만명의 관광객이 찾아와 1만8천개 식당, 1만개 상점과 150개 전시관에 총 170억 달러를 뿌렸던 뉴욕도 더이상 이런 관광특수를 기대할 수 없게 됐다고 관광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테러 공격지점과는 먼 라스베이거스, 샌 프란시스코, 하와이 등지에도 예약 취소가 홍수를 이루고 있으며 호텔과 식당, 해변과 카지노에는 썰렁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디즈니 월드가 있고 5개의 일자리중 1개는 관광에 의존하고 있는 플로리다 주의주지사인 젭 부시는 관광업 위축에 대해 "정말로 매우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라스베이거스 관광청 대변인 롭 파워스는 "사람들의 머리에 불확실성이라는 베일이 드리워지면 관광계획을 바꾸게 된다"며 사태추이를 우려했다. 테러공격 이후 라스베이거스에서 취소된 전시회, 회의 및 세미나는 총 240건에 이른다.

항공여행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미국인들은 오래 전부터 계획했던 신혼여행이나 크루즈를 포함, 휴가여행들을 취소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크루즈 산업이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일부 크루즈 사업자들은 미국인들의 애국심에 호소, 보스턴에서 출발하는 크루즈 상품을 '애국 크루즈'라는 이름으로 하룻밤에 79달러의 가격에 내놓고 있다. 항공산업은 존폐가 염려스러울 정도로 휘청거리고 있다.

그러나 관광 전문가들은 앞으로 몇주 내에는 거의 희망의 빛이 보이지 않겠지만대규모 지진 후의 샌프란시스코나 태풍 피해를 입은 뒤 마이애미의 예에서 보듯이궁극적으로는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워싱턴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는 앨리슨 프린트는 "때가 되면 사람들은 걱정을 멈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으며 메리엇 호텔 체인을 운영하는 J.W 빌 메리엇은 앞으로몇 달 이내에 다시 정상으로 돌아올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새 상품을 소개하고,사람들이 모여 서로 협상토록 하며, 사람들이 상품을 사고 팔도록 하면서 미국 비즈니스를 원활하게 돌아가게 하는 윤활유가 바로 관광"이라며 장기적 낙관론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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