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러 대참사의 배후로 지목된 오사마 빈 라덴은 현재 아프가니스탄 산악지대에 설치된 지하 47m 벙커에 은신하고 있다는 설이 유력하나 벌써 다른 나라로 은신처를 옮겼거나 새로운 은신처를 찾고 있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아프간 최고 성직자 회의가 빈 라덴의 자진 출국을 촉구, 빈 라덴이 아프간이 아닌 제3국에서 새로운 도피처를 마련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빈 라덴이 아프간을 떠날 경우 체첸 등 중앙아시아 지역과 테러 지원국이 새로운 은신지역으로 점쳐지고 있다.
인도의 뉴스 웹사이트 레딥 닷 컴(rediff.com)은 20일 파키스탄의 한 고위 소식통의 발언을 인용, "아프간 성직자회의가 공식적으로 빈 라덴의 자진 출국을 요청했으나 그는 이미 나흘 전에 아프간을 떠났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정보 소식통들은 빈 라덴이 미국의 공격을 피해 파키스탄으로 피난하려는 수천명의 아프간 난민들 틈에 끼어 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파키스탄 군사전문가의 말을 인용, 빈 라덴이 미국의 미사일 공격이나 공습이 쉽지 않은 카불 북쪽 40마일 지점의 산악지대인 바그람으로 피신했다고 보도했다.
빈 라덴이 거느린 비밀 네트워크 알 카에다는 전세계에서 수많은 조직을 운영하고 있으며 아프간 내의 추종자들 역시 중앙아시아와 러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연계망을 갖고 있어 빈 라덴의 은신 가능지역은 예상보다 광범위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빈 라덴을 만난 일이 있는 한 파키스탄 소식통은 "만약 그가 아프간을 떠난다면 체첸으로 갈 것"이라면서 라덴이 이미 그곳에 네트워크를 구축해놓았다고 말했다.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등 3국 국경 인근의 이슬람 근본주의 반군세력 장악지역도 유력한 은신 가능지역 으로 꼽히며 또 다른 행선지로는 이라크가 꼽히고 있다. 그러나 파키스탄의 작가이자 아프간 전문가인 하미드 미르는 "수년 전에 이라크는 빈 라덴에게 이라크로 들어도록 허용, 관심을 표명했으나 이를 거절한 사람은 빈 라덴이었다"며 빈 라덴은 이라크를 새로운 거처로 삼기에 적당치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편 알 카에다가 지난 1998년 케냐와 탄자니아 주재 미 대사관 폭탄테러를 위해 지휘본부를 세운 곳으로 보도된 수단으로 피신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수단 정부 내에는 빈 라덴 협력자가 많은데다 지난해 예멘에서 일어난 미군함 콜호 폭파사건도 그의 작품으로 여겨질 정도로 수단은 빈 라덴 조직에는 익숙한 곳이다.
류승완 기자 ryusw@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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