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과 재래시장, 대형 소매점 등 추석대목 시장경기가 일지 않고 있다. 지역 경기침체의 장기화와 미국 테러사태 영향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대목경기가 실종된 것이다.
대구의 두 백화점은 지난 7~16일의 '고객 사은행사'를 마친 뒤 실망감을 감추질 못했다. 매출이 작년수준에 머물러 사실상 마이너스 신장률을 기록했기 때문. IMF 직후인 지난 98년 이후 첫 불황장세를 나타내 업계에서는 이번 주말이나 내주의 막바지 매출에 한가닥 희망을 걸고 있다.
동아백화점은 올 사은행사 기간동안 본점과 수성점, 구미점, 쇼핑점 등에서 총 217억원의 매출을 올려 작년 행사 때보다 2% 신장하는 데 그쳤다. 이는 전년도보다 각각30%, 20% 신장됐던 지난 99년과 2000년에 비하면 크게 둔화된 것으로 인건비·관리비 등의 상승을 고려할 때 사실상 마이너스 성장이다.
총 272억원의 매출을 올린 대구백화점(프라자점 포함)도 사정은 마찬가지. 작년(258억원)에 비해 5.4% 신장했지만 역시 작년보다 못하다.
대구백화점 관계자는 "여러가지 요인을 감안, 두자리 수 신장을 해야하는데 올해는 매출부진을 면치 못했다"며 "미국사태가 추석대목 매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 위축현상은 기업체 단체 선물을 취급하는 백화점의 특판에서도 입증되고 있다. 동아백화점은 지난 8월말부터 추석을 겨냥, 기업체 대상 특판활동에 나섰으나 현재까지 400건을 계약하는데 그쳤다. 또 대구백화점은 지난해보다 30명을 더 늘린 100명을 특판에 투입, 상담에 나서고 있지만 계약건수는 지난해보다 20~30% 줄었고, 제품당 단가도 지난해보다 1, 2만원 낮은 3만원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할인점 E마트 만촌점은 자인·진량·청도 공단을 돌며 특판활동을 벌였지만 당초 기대치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1천200만원어치를 계약하는 데 그쳤고, E마트 성서점도 하루평균 매출이 3억2천만원으로 지난해보다 25%가량 줄어든 상태다.
홈플러스 대구점은 추석대목에 대비, 매주 10억원어치의 물량을 확보하고 있지만 내점 고객이 10% 정도 감소하고 있는데다 매출 또한 예년에 비해 10~20%가량 줄어든 상황이다.
서문시장·칠성시장 등 재래시장의 대목경기는 더욱 썰렁한 편이다. 예년 이맘때면 제수용품을 사러 온 사람들로 북적거렸으나 올해는 한산하다는 게 상인들의 얘기. 이 때문에 대부분의 상인들은 추석 대목이라고 해서 특별히 물량확보에 신경을 쓰지않고 있는 실정이다. 양재현(64) 칠성시장상가번영회 회장은 "전반적 경기침체와 대형 할인점이 잇따라 출점하면서 재래시장을 찾는 소비자들이 급격히 줄었다"고 말했다.
칠성시장에서 10년간 생선가게를 하고 있는 양주선(여·53)씨는 "2, 3년 전만해도 대목을 앞두고는 하루 매출을 20~30만원씩 올렸는데 올해는 30% 이상 줄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황재성기자 jsgold@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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