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그림숙제 사서 내다니

미술작품을 열심히 그려 학교에 제출했던 딸이 저녁에 풀이 잔뜩 죽어 돌아와 울상을 지었다. 그 그림은 수행평가에 반영한대서 제 딴에 열심히 그린 것인데 학교에 가보니 많은 아이들이 아예 자기들이 다니는 미술학원에서 돈주고 샀거나 학원강사가 직접 그려준 걸 들고와 내더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선생님은 그 많은 아이들의 작품을 일일이 확인할 수 없어 우선 받았는데 서로의 그림 실력을 알고 있는 아이들끼리 쑥덕거림을 통해 소문이 퍼졌다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확실한 증거도 없이 무작정 학우를 고자질할 수도 없으니 아이들 심정은 오죽했을까.

딸에게 진실됨과 성실한 노력이 중요함을 일러줬지만 나도 마음이 개운치는 않았다. 수행평가는 곧 대입시 내신성적과 직결되는 문제이니 단 1, 2점도 크게 작용함을 아는지라 속상할 수밖에 없는 문제였다.

차제에 아이들, 학부모들, 교사들 모두 이런 일에 관해 서로 신뢰와 성실한 자세로 임했으면 좋겠다. 특히 가정에서 자녀의 올바르지 못한 숙제 방식을 눈감아주고 부추길게 아니라 정정당당히 임하도록 가정지도를 하는 것이 부모의 도리라고 생각한다.

유병희(포항시 대잠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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