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열흘 남짓 앞둔 9월 하순. 하늘 높고 말이 살찐다는 가을이 깊어 간다. 세계인들이 부러워하는 우리의 가을 하늘을 실컷 쳐다볼 수 있는 때. 그래서 축제의 계절이기도 하다. 일년 중 어느때보다 풍성한 결실과 수확의 기쁨…. 지차체들마다 때맞춰 독특한 색깔의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 세련된 연출이 돋보이면서 규모와 내용이 알찬 경북 안동지방을 중심으로 입도 즐겁고 마음도 즐거운 지역축제를 소개한다.
▨청정골 봉화·울진 송이축제=영주에서 36번 국도를 타고 30분쯤 달리면 봉화. 소백산 자락 아래에 자리한 봉화의 산들은 때묻지 않은 송이들을 감춰두고 있다. 자식에게 조차 비밀에 붙였다는 송이산. 그 송이산에 숨어있는 자연산 송이. 봉화의 가을은 이렇게 송이잔치로 시작된다. 올해의 주제는 '천년의 향기, 송이와의 만남'. 21일부터 25일까지 5일간 축제 한마당을 펼친다.
가장 인기있는 송이채취 체험은 봉성면 일대 17개소의 송이산을 누빌 수 있는 권한을 준다. 하루 2차례 산주의 안내로 송이의 자생모습을 살펴보고 직접 송이를 캘 수도 있다. 참가자들이 캘 수 있는 양은 아쉽지만 1, 2송이로 제한됐다. 송이를 캘 때는 발자국조차 남기지 않기위해 풀섶이나 돌만 살금살금 밟으며 다닌다. 그 땀의 대가로 자신이 딴 송이를 합쳐 현지에서 다소 싸게 구입할 수 있다.
봉화군청(054-679-6394)에 따르면 사전 예약자는 860명 정도. 그러나 행사당일에는 1천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행사진행을 우려할 정도. 참가비는 따로 없다. 송이작황을 봐가며 축제기간 이후에도 연장운영할 계획이다. 송이요리 경진대회, 캐릭터 솔봉이 만들기 등 손으로 느끼고 맛도 볼 수 있는 행사가 푸짐하다.
송이는 무엇보다 성장조건부터 까다롭다. 보통 7부능선의 20∼50년생 소나무밑에서만 자라는데다 지표온도가 19℃ 내외인 상태로 일교차가 10℃ 정도인 날이 열흘이상 지속되어야만 머리를 내민다고 한다. 특히 봉화송이는 수분함량이 적고 향이 많아 장기간 저장에도 독특한 맛을 잃지 않기로 유명하다.
축제기간에는 청량문화제도 함께 열려 다채로운 볼거리를 더해준다. 다만 올해는 가뭄과 고온으로 송이작황이 예년만 못해 가격이 비싼게 흠. 지난해 생산량은 45t. 군청관계자는 송이가 본격 출하되면 가격이 약간 내려 갈 것으로 보고 있다.
울진 송이축제는 10월 6일부터 7일까지 이틀간 북면 덕구온천 광장에서 개최된다. 일본 최대 수출지역답게 울진 송이는 표피가 두껍고 단단하여 저장성이 뛰어난데다 송이향이 오래 지속돼 찾는 이가 날로 늘고 있다고 한다. 울진군청 054)785-6312.
▨인삼골 풍기 인삼축제=풍기는 두말할 나위 없는 인삼의 고장. 풍기에 들어서자 마자 눈앞에 펼쳐지는 게 인삼밭. 1천200여농가가 4, 5년씩 공을 들여 애지중지하는 인삼을 직접 캐 보기도 하고 신선한 제품을 값싸게 살 수도 있다. 내달 6일부터 10일까지 5일간 풍기 인삼 축제가 달아오르기 때문이다.
군청 관계자는 "풍기인삼은 육질이 탄탄하고 사포닌 성분이 많아 특히 강한 향이 일품"이라고 자랑이 대단하다. 이처럼 약성 좋은 풍기인삼은 한때 다른 지방 인삼보다 2배나 비싸게 팔리기도 했다고 한다. 풍기인삼 역시 올해는 작황이 예년만 못한 편. 연간 생산량은 400t을 웃돈다.
행사 첫날 인삼대제를 시작으로 인삼씨앗뿌리기, 우량인삼선발대회, 인형극 등도 볼거리. 인삼축제 주무대 남원천변에서 인삼 농가까지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축제기간중에는 영주사과도 출하되는 시기. 산간지역에서 생산된 사과인지라 맛도 각별하다. 인근에 고찰 부석사나 국내최초의 사액서원인 소수서원도 둘러 볼 수 있다. 영주시청 054)639-6391.
▨양반골 안동 국제탈춤페스티벌=경북 안동에 가면 신명난 춤사위를 만날 수 있다. 10월 5일부터 14일까지 '탈춤 한사위, 웃음 한바탕'을 주제로 한 안동 국제탈춤페스티벌이 낙동강변 축제장과 하회마을 등지에서 열린다. 안동은 아직도 갓 쓴 어르신들의 기침 소리와 함께 민초들의 문화도 뿌리가 깊은 곳. 올해는 중국, 일본 등 외국 5개팀과 하회별신굿 탈놀이 등 국내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13개 탈춤팀이 참가해 각국의 전통문화와 탈춤을 선보인다.
같은 기간 제31회 안동민속축제도 열려 길놀이, 불꽃놀이 등 전야제 행사와 차전놀이, 놋다리밟기 등 민속행사, 학생탈춤그리기 사생대회 등 총 3개부문으로 나눠 행사가 펼쳐진다. 퇴계탄신 500주년을 맞아 세계유교문화축제(10월 5일∼31일)도 열려 관광객들의 눈과 귀뿐 아니라 문화적 소양도 채워 줄 것으로 기대된다. 안동시청 054)673-5800.
노진규기자 jgroh@imaeil.com
▧경북북부지역 가을축제
행 사 명기간 장 소 행사내용
제5회9.21~봉화군 일원송이채취체험
봉화송이축제9.25송이요리 경진대회
제20회9.22~봉화읍전통문화재현
청량문화제9.25체육공원각종 전시회
안동국제탈춤10.5~안동 낙동강변국내외 탈춤공연
페스티벌200110.14하회마을
제31회〃 〃길놀이, 차전놀이,
안동민속축제놋다리 밟기 등
퇴계탄신500주년10.5~안동 낙동강변퇴계기념공원 조성
세계유교문화축제10.31국학진흥원국제학술회의
도산서원개막 및 기념행사
제4회10.6~풍기읍 일원인삼캐기 체험
풍기인삼축제10.10
제42회10.16~순흥면 선비촌21개 시도대표
한국민속예술축제10.19민속공연
제8회〃 〃16개 시도대표
전국청소년민속민속공연
예술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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