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지난 주 뉴욕과 워싱턴 테러공격의 주범으로 지목하고 있는 사우디 아라비아 출신 테러리스트 오사마 빈 라덴의 행방이 테러 발생 열흘이 지난 현재까지 밝혀지지 않고 있어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미국 행정부는 지난 11일 테러 참극 직후부터 빈 라덴을 제1의 용의자로 보고 중앙정보국(CIA)을 비롯한 정보기관들을 총동원, 그의 뒤를 쫓고 있으나 아직 눈에 띄는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15일 처음으로 빈 라덴을 이번 테러의 책임자로 지목하면서 "만일 그가 미국과 동맹국들로부터 숨거나 도망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전적으로 오산하는 것"이라며 끝까지 추적해 정의의 심판을 받도록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미국은 그동안 CIA의 첩보원, 국가안보국(NSA)의 전자감청 및 컴퓨터 감시, 군사위성 등 정보기관들의 모든 자산을 총동원하는 한편 동맹국들의 제보를 받아 빈 라덴을 추적하고 있다.
그러나 미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그동안의 노력이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두었지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다.
사우디의 부호 가문의 귀공자로 태어나 현재 40대 중반의 나이에 이른 것으로 알려진 빈 라덴은 인생의 상당 부분을 옛 소련과 미국 등 세계 초강대국을 적대해 싸워왔음에도 불구하고 목숨을 부지하면서 종적을 감춘 채 아직 살아 있다.
부시 대통령이 지난 20일 상.하 양원 합동회의에서 행한 연설에서 빈 라덴을 비호해온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정권에 그와 그의 추종자들의 신병 인도를 강력히 요구한 점으로 미루어 미국은 그가 아직 아프간내에 은신중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듯하다.
테러전문가들은 빈 라덴이 어쩌면 아프간 동부지역의 테러리스트 훈련캠프나 동굴들을 전전하며 몸을 숨기고 있을 가능성이 있으나 미 정보기관들이 그를 추적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빈 라덴이 미국의 첩보수집 방법을 꿰뚫고 있으며 따라서 정보기관들의 추적을 피하기 위한 만반의 조치를 취하고 있음이 분명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를 테면, 빈 라덴은 은신을 위해 이동할 때 민첩성을 발휘하는가 하면 자신이 사용하는 위성전화가 도청된다는 사실을 알고 그 사용을 중단하는 등 통신체제를 혁신했을 것이라는 것이다.
한 전문가는 빈 라덴과 그가 이끄는 테러조직 '알 카에다(기지라는 뜻)'가 통신의 대부분을 직접 얼굴을 맞댄 대화에 의존하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빈 라덴 역시 미국 등 모든 나라들이 중대 기밀을 처리할 때와 마찬가지로 민감한 정보는 소수의 측근들과만 공유하고 있는데 이들이 대면 대화를 할 경우, 이를 엿들을 수 있는 인적 정보력이 요구되지만 미 정보기관으로서는 그러한 인력을 찾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 이 전문가의 설명이다.
미 정보당국은 지난 주 테러공격 후 빈 라덴의 추종세력으로 알려진 조직원 2명간의 통화를 도청, 이를 초기 단서로 삼아 이번 사건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는 한편 빈 라덴의 행적을 쫓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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