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국 대 테러정책 강온 이견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 행정부 안에서 대테러 정책을 놓고 강온파간에 이견이 노출되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21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행정부와 정책논의에 정통한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 대테러 전쟁의대상과 군사력사용범위 등을 놓고 온건파인 콜린 파월 국무장관과 강경파인 폴 월포위츠 국방 부장관을 중심으로 논쟁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파월 장관은 동시테러 주범 용의자 오사마 빈 라덴과 그의 테러조직 알 카에다 제거를 강조하는 반면 월포위츠 부장관은 이번 기회에 테러배후국으로 지목돼온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정권까지 타도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소식통은 "이라크는 미완성 사업으로 이번이 그것을 끝낼 기회다. 월포위츠와 국방부 관계자들은 오랫동안 후세인에 대한 복수심을 갖고 있었다"면서 "그들은 지난 11일의 테러참사에 관계없이 후세인이 제거돼야 한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파월 장관은 강한 국제공조를 구축, 유지하기 위한 명분을 위해 우선 공격대상을 빈 라덴과 알 카에다에 초점을 맞추는 협의의 군사작전을 주장하고 있다고소식통들은 전했다.

지난 91년 합참의장으로서 걸프전을 지휘했던 파월은 이라크와 테러지원국 명단에 올라 있는 다른 나라들에 대한 확전의 위험을 경고한 바 있다.

월포위츠가 국제 정서에 관계없이 미국의 힘, 우월성, 일방주의에 근거한 단독행동을 옹호하는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중시하는 진영을 이끈다면 파월은 상호공존과 전세계 공조를 중시하는 진영을 대표한다고 신문은 밝혔다.

제프리 켐프 전 국가안보회의(NSC) 간부는 "한쪽은 미국이 충분히 강경하지 않기 때문에 강한 지위를 상실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으며 다른 한쪽은 미국이 강해지는 유일한 길은 동맹국들과 협조하고 단독 행동보다는 세계적 관점을 동맹국들을 설득시키는 것임을 말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관리들은 국무부와 국방부간의 토론과 이견은 위기상황에서 이례적인 것은 아니며 오히려 정책결정에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며 큰 문제가 아님을시사했다.

한 고위 관리는 "각자가 다른 목적을 갖고 있는 견해를 테이블에 내놓는 것은당연하다. 어떤 대통령이든 항상 강온책을 포함해 광범위한 대안을 보길 바란다"면서 "이런 논쟁은 정상적이고 건전하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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