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부시, 양자택일 요구에 대한 각국 반응

미국의 동맹국들은 조지 W.부시 대통령이 21일 세계를 향해 미국 편에 설 것인지 테러분자들 편에 설 것인지 양자 택일하라고 요구한 데 대해 찬사를 보내고, 그가 광범위한 국제적 지지를 결집하기 위해 적절한 발언을 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부시 대통령이 이제는 상·하 양원 합동회의에서 한 정선된 발언을, 신중하게 검토된 후속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고 경고했다.

파아보 리프넨 핀란드 총리는 이날 의회에서 "유럽연합(EU)의 일원일 뿐인 핀란드는 미국에 대해 자국이 하고자 하는 행동을 할 수 있는 모든 권한을 사전에 부여할 것"이라면서 "가장 중요한 일은 신중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어떠한 행동의 합법성 또한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모겐스 리케토프트 덴마크 외무장관은 세계의 대(對) 테러 연합이 광범위하게 이뤄질 것이기 때문에 미국은 연합 전체가 우려하는 바가 무엇인가를 고려해 그들이 사용할 수단을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즉각 영국이 미국의 테러공격 범죄자 응징을돕겠다고 밝혔다. 이날 미국 의사당에서 부시 대통령의 부인 로라 부시 여사의 옆자리에 앉아 부시 대통령의 연설을 경청한 블레어 총리는 "이것은 우리 모두, 민주적이고 문명화된 자유세계 전체가 관련된 투쟁"이라면서 "영국을 대표해 여러분에게연대감과 동의와 지지를 보낸다"고 말했다.

바츨라프 하벨 체코 대통령도 부시 대통령이 모든 국가에 대하 전세계적인 대테러 전쟁에 동참하라고 촉구한 데 대해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밝히고, "이것은 한 국가나 한 지역의 전쟁이 아니라 테러분자들에 대한 전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아프가니스탄 집권 탈레반에 대해 오사마 빈 라덴과 그의 휘하에 있는테러분자들을 즉각 인도하지 않으면 "그들도 같은 운명에 처할 것"이라는 부시 대통령의 강력한 요구는 세계 일부 지역의 비웃음과 분노를 불러 일으켰다.

파키스탄에서는 자국 정부가 이웃 나라 아프간을 공격하려는 미국에 협력하기로결정한 데 항의해 수천명이 시위를 벌이면서 부시 대통령의 꼭두각시를 불태웠고,중동에서는 이슬람 성직자들이 미국의 새로운 선전포고를 이슬람에 대한 공격으로규정하는 등 강력한 도전적 반응을 보였다.

이라크 국영 TV가 방영한 이슬람 기도회에서 성직자인 바키르 압둘-라자크는 미국의 '신 십자군전쟁'을 '새로운 구실의 전쟁'이라고 비난하고, "신의 뜻에 의해 미국은 우리를 이길 수 없다.우리는 성전으로 미국에 대항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탈레반 정권의 파키스탄 주재 대사는 기자회견을 통해, 자살 공격으로 사망한사람들에 대해서는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미국에 대해 군사 보복으로 무고한 사람들을 위험하게 만들지 말라고 촉구했다.

그는 미국이 만약 증거를 제시하면 빈 라덴을 그 증거에 따라 재판에 회부할 용의가 있다는 아프간의 입장을 밝히고 그를 넘겨줄 것이냐는 질문에는 단호하게 "아니다"라고 대답했다.

러시아의 레스게이 로고프 미-캐나다연구소장은 부시 대통령의 연설이 "정치적수사로 장식된 걸작"이지만 그는 미국 자체의 잘못, 특히 중동정책 실수는 간과하고있다고 지적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한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의 연설수시간 전 "일본은 부시 대통령에게 최대한의 지지를 보낸다"고 밝혔다. 중국인들사이에서는 당연하다는 주장과, 과연 그렇게 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냐는 엇갈린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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