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정부는 지난 11일 뉴욕과 워싱턴에서 발생한 항공기 테러의 배후 조종자로 오사마 빈 라덴을 지목, 라덴이 숨어 있는 아프가니스탄 전역을 이 잡듯 뒤지고 있다.
CIA, FBI, 군수사기관 등 미국의 정보기관들이 총동원돼 라덴을 추적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두 대의 '비밀정보위성(Signal Intelligence Satellites)'이 라덴을 찾는데 결정적인 해결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큰 새'(Big Bird)라는 애칭을 지닌 이 비밀정보위성은 원래 라디오 전파나 전화, 휴대폰 등 통신 감청용으로 제작됐다. 여기에 고해상도의 사진촬영 기능을 가지고 있어 오사마 빈 라덴을 쫓는 새로운 임무를 부여 받았다.
아프가니스탄은 국토의 대부분이 산악지역이다. 또 탈레반이 구 소련과의 전쟁중에 설치한 수많은 '방어터널'과 콘크리트 장벽, 지뢰 등으로 완벽한 방어체제를 갖추고 있다. 라덴은 이 지하요새에 은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돼 미국은 추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이들 첩보위성은 개개인의 신분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정확성을 자랑한다. 따라서 라덴이 헬기나 육로로 도주할 경우 즉각 신원을 확인,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또 지표면의 화상정보는 물론 군사전화, 팩스, 이메일, 개인휴대폰 자료를 수집, 라덴의 위치를 파악한다.
위성이 수집한 각종 정보는 디지털 데이터로 전환돼 즉각 워싱턴에 위치한 미 국방부(펜타곤)내의 정찰부서로 전송된다. 전송된 자료는 슈퍼컴퓨터로 분석돼 군수뇌부에 전달된다.
미국은 최근 활동을 시작한 '오비미지4(Orbimage-4)'와 내달 발사예정인 '퀵버드(Quickbird)' 등 2대의 민간 위성도 '빈 라덴 추적 작전'에 투입할 계획이다. '오비미지4'에 장착돼 있는 카메라는 200 광대역에 달하는 상당히 넓은 지역을 촬영해 지표면에 위치한 건물, 차량, 군병력들을 분석할 수 있다. 특히 지상에 설치된 위장막, 나무나 숲속에 감춘 병력이나 물자를 파악할 수 있다.
비군사용 위성으로는 가장 높은 촬영 해상도를 가지고 있는 '퀵버드'는 1m 이하의 작은 물체도 식별이 가능하다. 궤도를 조정하면 10~20cm 크기의 물체도 식별할 정도다. 두 위성은 3만6천㎞ 상공에 띄워놓은 정지 위성인 군사위성이 파악하지 못하는 물체를 고도 200㎞ 상공까지 궤도를 조정하면서 빠른 속도로 이동, 정밀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미 국방성 관계자들은 "이들 위성이 24시간 아프가니스탄 영공을 철통 감시하는 한 오사마 빈 라덴은 '독안에 든 쥐'에 불과하다"며 라덴의 체포를 장담하고 있다. 과연 오사마 빈 라덴이 최첨단 위성의 감시망을 빠져 나갈 수 있을까? 또다시 지구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창희 기자 cc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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