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앞둔 이번 주 우리 증시는 중대한 고비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예전에는 추석 자금이 시중에 얼마나 풀리는가가 이 시기의 주요 변수였지만 올해는 테러 참사 이후 미국의 대응 등 해외변수가 시장 흐름의 열쇠를 쥐고 있다.
가장 관심을 갖고 지켜 봐야 할 것은 역시 미국의 보복 공격 개시일이다. 이날은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증시의 단기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주 세계증시가 불안 양상을 보인 데에는 공습 개시일에 대한 불확실성이 적지않은 영향을 미쳤다.
공습이 개시되면 주가가 다시 한번 폭락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주식 보유기간을 짧게 가져가겠다는 심리가 팽배해 있다. 지난 주 재개장된 뉴욕증시가 폭락했을 때 국내 증시가 개장 초반부터 크게 올랐다는 전례를 감안할 때 공습 개시일을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으려는 투자자들이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보다 공격적인 투자자들은 공습 개시일 전날을 매수 시점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증권사이트 씽크풀이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보복 공격시 예상되는 우리나라 주가의 움직임'에 대해 인터넷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악재를 기회로 오히려 상승할 것'이라는 응답이 30%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점에서 이를 엿볼 수 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중앙아시아 방문을 마치고 떠나는 27일(현지시각) 이후가 되어야 미국의 보복 공격이 시작될 것이라는 미국 ABC방송의 보도가 있었다. 27일 이후 공습이 시작된다면 국내증시에서는 우리 시각으로 이번주 목요일까지 극심한 눈치보기 및 단기 등락 장세가 될 가능성이 높다.
외국인투자가들의 매도세 지속 여부도 눈여겨 봐야 할 변수다. 지난주 금요일까지 나흘 연속 매일 1천억원 이상의 순매도세를 보인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언제 진정되는지 촉각을 세워야 한다. 외국인들은 미 테러 참사 이후 삼성전자를 매도한 반면 SK텔레콤, KTF 등 통신 대표주를 집중 매수했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증시의 간판주가 삼성전자에서 통신주로 바뀌는 것이 아닌가 하는 조심스런 관측도 흘러 나오고 있다.
재개장후 투매 현상이 나타나며 5일 연속 하락한 뉴욕증시도 반등을 기대할만한 시점이 됐다. 기술적 반등이 있을지, 의미있는 반등이 나타날지 점검 대상이다. 또한 25일(현지 시각)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4/4분기 실적이 발표된다. 적자폭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 국내 반도체 업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사항이 아닐 수 없다.
미국 테러 참사라는 초대형 악재에도 불구하고 국내증시에서는 지난 한 주 동안 고객예탁금이 1조원 이상 늘어났다는 점도 주목할만 하다. 테러 참사에 이어지는 보복 공격으로 주가가 폭락하면 이를 절호의 매수 기회로 이용하겠다는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계좌로 뭉칫돈이 유입되고 있으며 소위 '큰손'들의 발빠른 움직임도 일부 포착되고 있다는 것이 증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9월말과 10월초 증시는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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