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 테러증후군 확산

'9.11 미국 테러 대참사' 이후 미국 주요 도시에서는 긴급 재난용품이 날개 돋친 듯 팔리고 반(反)이민 분위기가 확산되며 영화 수입이 급감하는 등 미국이 테러 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다.24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뉴욕과 워싱턴 등 테러 공격 대상이 된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가스마스크, 식량, 물, 촛불, 취사용 간이연료와 취사도구, 구급약, 호신용 총기, 방탄조끼 등 비상비품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

특히 가스마스크의 경우 화생방 테러공격에 대한 일반인들의 불안감 고조로 평소 한 가게당 연간 100개 정도 팔렸던 가스마스크 판매량이 테러 참사 이후의 추세대로라면 이번 달에만도 1천개 이상씩 팔릴 것으로 판매업계는 전망했다.이와 함께 군대용 비상식량도 평소보다 5배 이상의 판매고를 올려 후속 테러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을 그대로 반영했다.

테러 대참사를 계기로 유학생에 대한 정보관리가 강화되고 뉴욕 맨해튼에 반이민 정책을 촉구하는 포스터가 등장하는 등 미국내에서 반이민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외국인 노동자와 방문객이 미 경제를 지탱하는 중요한 축이라며 800만명에 달하는 불법 체류자의 신분을 합법화하려던 논의는 테러참사 이후 사실상 중단됐다.

또 이민국(INS)은 유학생들의 불법체류와 테러행위 방지를 위해 신상정보 전산관리 프로그램 구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반이민단체인 '프로젝트 유에스에이'(Project U.S.A)라는 단체는 뉴욕 맨해튼에서 공중전화 부스의 광고판에 반이민 정책을 촉구하는 포스터를 1주째 붙여놓고있으나 뉴욕시는 과거와 달리 별다른 제재를 하지 않고 있다.미국내 반이민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이민개혁연맹'은 테러사건 당일 성명을 통해 '미국의 테러방지 대책이 이민 완화론자들의 주장으로 부식됐으며 무고한 희생자들이대가를 치렀다'고 비난한 바 있다.

이번 비행기납치 테러범 중 일부는 유학생 신분이거나 기술습득 과정에 등록하는 방문객에게 허용하는 M비자를 발급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또 미국 영화흥행집계사 이그지비터 릴레이션스에 따르면 지난 21~23일 미국과 캐나다에서 상영된 박스 오피스(흥행순위) 상위 12편의 총 수입이 4천420만 달러로 지난주보다 15%, 지난해 동기보다 7%씩 줄었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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