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나를 부끄럽게 만든 경찰관

지난 20일 오후 1시쯤 손님을 배웅하기 위해 울진시외버스터미널로 가는 길에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졌다. 맞은편 시내버스 승강장에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 한 분이 우산이 없어 쏟아지는 비를 피하지 못해 어쩔줄 몰라하고 있었다. 거동이 불편한 노모 생각도 나고 해서 태워주려고 생각하다 새로 산 차 시트가 더럽혀질 것 같아 망설여졌다. 결국 다른 누군가 할머니를 모셨으면 하고 주위를 둘러보고 있는데 마침 순찰중이던 경찰차가 할머니 앞에 멈추어 섰다. 경찰관 한명이 쏟아지는 비에도 아랑곳않고 할머니쪽으로 가서 순찰차 뒷자석에 공손히 할머니를 태우는 것이었다. 순간 할머니를 댁까지 모셔드리지 못한 나의 이기심이 부끄러워 얼굴이 달아 올랐다. 어머님을 대할 때마다 혼자 비를 맞으시는 할머니 생각이 날 것 같아 후회가 됐다. 아울러 그 고마운 경찰관도 계속 떠오를 것 같다.

경제가 어렵고 갈수록 각박해지는 세상에 이토록 친절한 경찰관이 있다는 것이 무척 흐뭇하다. 어렵고 힘든 사람에게 선뜻 손을 내밀수 있는 따뜻한 사람이 많은 세상이 되었으면 한다. 장상규(울진군 울진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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