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추석빔 제대로 입기

'옷입기는 반(半) 바느질'이란 옛말이 있다. 옷을 잘 입는다는 것이 그만큼 어렵다는 뜻이다.

모처럼 온가족이 모이고 집안 어른이나 친지를 만날 일이 많은 추석에는 옷차림에 더 신경이 쓰인다.

'빔'이란 말은 원래 명절이나 잔치 때 차려입는 새 옷을 의미한다. 그러나 반드시 새옷을 입을 필요는 없다. 평소 입던 옷 가운데 단정해 보이는 옷을 골라 깨끗이 세탁해 입어도 충분할 것이다. 새 옷이 아니더라도 옷을 때와 장소에 맞춰 제대로 입을줄 아는 사람이 진정한 멋쟁이가 아닐까.

◈한복

▽여자=입는 법이 익숙치 않다는 이유로 명절에 한복을 입는 사람이 많지 않으나 명절 분위기를 내는데는 역시 한복이 최고이다. 곡선의 미가 옷 전체에 흐르는 한복. 그러나 입는 사람이 맵시있고 예의바르게 입지 못한다면 한복의 아름다움은 훼손된다. 한복의 맵시는 속옷 입기에서부터 비롯된다. 속바지와 속치마는 반드시 챙겨 입어야 한다. 치마를 입을 때는 치마의 겉자락이 왼쪽으로 나오도록 여민다. 다음엔 속적삼을 입고 버선을 신는다. 버선을 신을 때는 수눅(발등쪽의 꿰맨 솔기)이 중앙을 마주 보도록 주의한다.

저고리를 입을 때는 동정니를 맞추어 안고름을 맨 뒤 겉고름을 맨다. 저고리를 입고 난 뒤에는 치마허리가 저고리 도련(자락의 끝 둘레) 밑으로 보이지 않게 하고 치마 끝에 버선이 노출되지 않도록 한다.

외출할 때는 두루마기를 입는 게 예의이다.

한복차림에는 목선이 드러나는 올림머리가 가장 어울리는 헤어스타일. 옆으로 머리를 단정히 붙인 형태도 잘 어울린다. 화장은 평소보다 밝은 피부색에 분홍색 계통의 립스틱으로 화사하고도 우아한 느낌을 연출해 보자. 한복을 입을 때는 무거워 보이는 큰 가방은 피해야 한다. 가급적 옷과 같은 천으로 만든 핸드백이나 길숨한 지갑형 백이 무난하다.

▽남자=바지를 입을 때는 앞 중심에서 왼쪽으로 주름이 가도록 접어 허리 둘레를 조절한 뒤 허리띠로 고를 만들어 맨다. 저고리는 동정니가 잘 맞도록 해야 한다. 버선이나 양말을 신고 대님을 친다. 다음엔 조끼를 입는데 이때 조끼 밑으로 저고리가 나오지 않도록 살펴야 한다. 마고자는 저고리가 마고자의 소매 끝이나 도련 밑으로 보이지 않게 한다. 조끼와 마고자는 날씨가 덥지 않으면 반드시 입는 것이 예의이다.

두루마기는 의례적인 옷이므로 외출할 때는 반드시 입고 차례를 지낼 때도 입는 것이 격식에 맞다.

◈평상복

여성의 경우 단정하고 여성스런 치마 정장이 제격이다. 벨트로 허리를 강조한 복고풍 스타일이 올 가을 인기를 얻고 있다. 스커트 정장의 벨트는 그 자체로 장식효과가 있는만큼 목걸이나 코사지 등 다른 액세서리를 착용하면 오히려 산만한 느낌을 준다.

성묘를 하거나 나들이때는 바지정장이 적당하다. 단추 하나짜리 재킷과 함께 하늘하늘한 셔츠 블라우스와 바지를 함께 입으면 활동적이면서도 세련된 인상을 줄 수 있다.

남성의 경우 평소 입는 정장에 다소 화려한 드레스셔츠를 입고 정장과 비슷한 색상의 넥타이를 매면 깔끔해 보인다. 친구나 가족 모임 등에서는 밝은 색상의 캐주얼 셔츠나 라운드 티셔츠를 입어도 무난하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도움말=김복연 한복연구소·신원

▨대님치는 순서

바지 배래선을 발목 안쪽 복사뼈에 댄다

발목을 싼 끝이 바깥쪽으로 오도록 한다

대님을 대고 두번 돌린다

안쪽 복사뼈에서 한번 묶는다

나머지로 고를 만들어 맨다

바지 부리를 내려 정리한다

〈조효순 저 생활한복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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