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문학평론집 발간 풍성

문학이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이라면 시인과 작가는 쓰면서, 독자는 읽으면서 그 물음에 함께 한다. 또 여기에 텍스트 깊숙이 들어가 독자는 물론 작가 스스로도 미처 알지 못한 것들을 끄집어내 보여주는 평론이 있다. 가을철 들어 풍성한 평론과 평전 출간이 이같은 시원적인 물음에 울림을 더하고 있다.

지난 8월31일 정년퇴임을 한 서울대 김윤식 교수의 평론집 '우리 소설과의 대화'(문학동네)는 저자가 책머리에서 밝혔듯 쉼없는 소설읽기를 통해 이같이 '삶이란 무엇인가'란 물음들을 모은 것이다.

1962년 등단 이래 27년간 현장비평가로 문학사가로 활동해오면서 100여종이 넘는 책을 출간한 자신을 두고 '표현자'가 되지못한 '패배자'라 낮추지만, 그 패배자의 소설읽기에는 작가와 텍스트를 넘어서는 또다른 울림이 있다. 김동리.황순원에서 공지영.김연수에 이르는 작가의 작품에 대한 깊이있는 대화를 담고있다.

이어령 문학의 길찾기 '상상력의 거미줄'(생각의 나무)은 '이어령은 우리에게 무엇인가'란 질문으로 이어령 문학의 심원한 넓이를 찾아 나선다. 1956년 한국일보에 '우상의 파괴'를 발표한 이래 반세기에 이르는 그의 쉼없는 지적 편력과 도저한 문학적 도정에 대한 여러 후학들의 분석과 연구를 모아놓은 책이다.

방민호.류철균 등 소장 평론가에서 김윤식.권영민 같은 중진 평론가, 일본의 석학과 저널리스트까지 집필에 참여, 이어령 문학을 총체적으로 객관적으로 분석했다.최하림이 지은 '김수영 평전'(실천문학사)은 20년전 발간된 것을 더 충실하게 다듬어 다시 내놓은 것으로, 한편의 소설이나 드라마 같은 그의 일생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쓴 책이다. 오는 11월27일, 시인의 탄생 80주년을 앞두고 문단의 소중한 자산이며 거대한 뿌리인 시인 김수영의 삶과 시를 완벽하게 재현해 낸 결정판이라 할 만하다.

문학동네에서 펴낸 남진우 평론집 '그리고 신은 시인을 창조했다'는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남진우가 발표한 황동규.정현종.오세영.강은교 등 20명의 시인에 대한 스무편의 시론을 수정.보완해 묶은 것이다.

'김주연 깊이읽기'(문학과지성사)는 문학평론가 김주연의 자전 에세이와 소설가 김주영의 김주연 인물론 그리고 김주연 비평의 전모를 고찰하거나 그 궤적을 점검한 평문들, 동료.후배들의 인물소묘, 김주연의 숨은 글들로 구성돼 있다. '여백과 공감의 시학'(만인사)은 지역 평론가 김몽선씨가 현대시학과 월간문학 등의 문예지에 발표했던 30여편의 평론을 한데 묶은 것이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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