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용호게이트-제2 슬롯머신 비화

'이용호 게이트'사건에 대한 검찰수사가 진행될수록 지난 93년 '슬롯머신사건'과의 유사성이 주목받고 있다.

슬롯머신 사건의 수사주역은 당시 서울지검 강력부 검사였던 홍준표 전의원. 유창종 현 대검 중수부장과 신승남 현 검찰총장은 당시 홍 검사의 직속상관인 서울지검 강력부장,3차장으로 수사를 지휘했다.수사결과 이건개 당시 대전고검장이 '슬롯머신의 대부' 정덕진씨로부터 5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는 등 고검장 3명이 옷을 벗고 10명 가까운 검찰내부 인사들이 줄줄이 소환조사를 받았다.

최근 임휘윤 부산고검장, 임양운 광주고검 차장, 이덕선 군산지청장 등에 대한 특별감찰본부 조사와 유사한 대목이다.이번에 구속된 여운환씨는 당시 사건에서 핵심 주역 중 1명으로 등장, 자신과의 연루혐의로 조사받은 부장검사 3명 중 1명이 스스로 옷을 벗게 만들었다.

또 당시 광주지검 사건과장 최인주씨가 여운환씨의 권유로 슬롯머신 지분을 챙긴 것도 최근 서울경찰청 허남석 총경이 '이용호 펀드' 가입사실이 드러나 곤욕을 치르고 있는 것과 비견된다.

박철언 전 의원과 이인섭 당시 경찰청장 등 정치권 및 경찰의 거물급 인사들이 구속된 것도 정·관계 인사들의 이용호씨에 대한 비호의혹을 연상시킨다.

반면 수사 주체들의 모습은 93년과 사뭇 대조적이다. 당시 신승남 3차장과 유창종 강력부장은 정덕진씨와 유착된 정치권 등의 만만찮은 외압을 모두 막아내고 홍검사와'일심동체'를 이뤄 수사성공의 원동력이 됐다.

그러나 이후 정치권에 진출한 홍 검사가 최근 '검찰 고위급 여씨 비호설'등을 연일 터뜨리며 대여공격의 선봉장으로 나선 반면, 신 총장과 유 중수부장은 야당 등의 공격으로부터 검찰을 지켜내야 하는 엇갈린 처지가 됐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