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생산과잉 쌀 소비 늘리기 비상

쌀 소비를 늘려라!

외국산 값싼 쌀이 국내시장 장악을 노리는 상황 속에서 국내산 쌀조차 생산 과잉 상태가 돼 쌀 농사가 위기를 맞자 그 돌파구 개척이 이번 가을 들어 지방행정 조직들의 최대 과제로 부상했다.

생산농민들이 개별적으로 온갖 노력을 쏟아붓는 한편에서, 행정기관들은 대구.서울 등 대형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최근 경북산 쌀 판촉활동을 강화했다. 이의근 경북지사는 출향인사 5천명에게 경북산 쌀을 사 달라고 부탁하는 서한문을 발송했으며, 선물을 쌀로 하기, 아침밥 먹기 운동 등 다양한 방법이 동원돼 도청 주도로만 올 가을 들어 142t(3억8천만원)을 소비시키는 실적을 거두기도 했다.

도청은 또 대구시내 고향장터(비산동)에서 경북 쌀 판매 행사, 송편.시루떡 만들기 시연회 등 소비 촉진행사를 계속하고, 다음달 26일엔 산.학.연 전문가들이 참석하는 쌀 문제 해소를 위한 심포지엄을 열기로 했다.

경북도청 김치행 농수산국장은 "국민 모두가 소비 확대 등 쌀 농업 문제 해결에 동참하지 않고는 문제 해결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고, 동참 열기도 높아져 도청의 1천여명 공무원 중 아침 밥 먹는 사람최근 80%로 10% 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구미시청 경우 지난 22일 열렸던 민방위 기념 행사에서부터 시계 등 대신에 쌀을 상품으로 주기 시작했다. 시청은 한해 평균 5천여만원을 들여 700여명의 새마을지도자, 교통봉사자 등에게 시상해 오고 있어 여기서만 약 23t의 쌀을 소비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농협 구미지부도 고객.농민단체.기관 등의 추석 선물로 5kg들이 햅쌀 500포대를 돌리면서, 각 기관.단체들도 구미 쌀을 사은품으로 사용해 달라는 협조 공문을 보냈다.

전국적으로도 학교 급식용 쌀을 묵은 쌀에서 햅쌀로 바꾸도록 했으며, 군대.교도소.경찰서 등에도 햅쌀 소비가 권장되고 있다. 대신 묵은 쌀은 막걸리 외에 소주 원료용으로까지 올해부터 100만섬(전국) 공급키로 계획됐다.

경북지역에선 올해 쌀이 467만섬(67만6천800t) 가량 생산될 예정이나 묵은 쌀 재고도 130만섬(18만8천t)에 이르고 있다. 이때문에 현재 산지 쌀값(80kg 가마당)은 16만2천원 선으로 정부 수매가보다 5천원 가량 낮게 형성됐고, 작년 이맘때 16만9천원보다는 5천원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쌀값은 11월 쯤엔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돼 있다.

정인열기자 oxen@imaeil.com

김성우기자 swk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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