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이버 범인 좀 잡아주세요

"제 ID와 비밀번호를 해킹해 인터넷 대화사이트에 이상한 글들이 올라 있으나 비밀번호가 변경돼 삭제도 못하고 있습니다. 학교도 못갈 정도로 피해를 보고 있으니 범인을 꼭 찾아주세요". 대구 달성군 논공읍 이모(15.중3)양은 PC통신 인터넷 사이트 ㄷ모임 방명록에 자신을 겨냥한 성희롱과 욕설이 난무하자 경찰에 수사를 요구하는 PC진정을 했다. 경찰은 글을 올린 IP추적 등 조사에 나섰으나 발신자 확인이 불가능해 수사를 종결한 상태.

김모(16.달성군 화원읍)양은 "지난달 인터넷 경매사이트에서 ㅍ사제품 중고 고급가방을 2만5천원에 구입했는데 훼손 부분이 많다"며 판매자를 사기혐의로 처벌해달라고 경찰에 PC진정을 했다. 경찰은 가방을 판 김모(18)양의 서울 주소지를 추적, 방문조사까지 하다가 환불을 하는 바람에 종결했다.

청소년들의 인터넷 경매, 대화방 명예훼손 등 사소한 사이버 범죄 신고가 폭주해 경찰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대구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올 8월말까지 접수한 사이버 범죄는 1천660여건으로, 지난해 전체 170여건에 비해 폭증했다.

달성경찰서의 경우 매월 20여건의 사이버 범죄 신고가 발생하고 있으나 발신자 추적이 불가능한 인터넷 명예훼손, 2만~10만원 내외의 경미한 경매사건이 대부분이어서 사건처리에 어려움을 겪고있다.

경찰은 PC진정도 일반 진정사건과 똑같이 처리해야 되기 때문에 사소한 인터넷상의 시비거리 처리에 일손을 빼앗기고 있다는 것이다.

일선 직원들은 "사이버 범죄 특성상 가해자 신원을 쉽게 파악할 수 없는데다 인적사항과 주소지를 알아내도 경찰출두에 불응하기 일쑤여서 전국으로 출장을 다니기까지 한다"면서 "용의자를 잡아도 10대 초범인 경우가 많고 피해 금액도 경미해 90%가 기소유예 처분으로 끝난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이 기한내 진정처리를 위해 쫓길 수밖에 없는 사정을 감안해 무슨 대책이 나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서기자 kb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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