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항공경고 7번 묵살하는 정부

항공2등국의 수치는 건교부 공무원들의 무사안일로 자초(自招)한 것이란 감사원의 결론은 공직의 고질적 병폐를 단적으로 지적한 것이다.

도대체 지금까지의 공직개혁은 뭣때문에 했고 그 성과가 과연 있는건지 근원적인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오죽했으면 건교부에 대한 감사를 끝낸 감사관조차 "도대체 공무원들이 왜 이런 근무자세를 갖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근무기강해이가 심각한 수준임을 지적했겠는가.

우리의 항공2등국의 국치(國恥)는 건교부의 공무원들이 조금만 신경을 썼더라도 충분히 면할 수 있었던 것으로 감사에서 드러났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최종판정전에 무려 7차례에 걸친 주의나 경고가 있었음에도 건교부의 공무원들은 그 상.하를 불문하고 모두 그걸 묵살했다고 하니 참으로 어이가 없다. 건교부 공무원들은 도대체 그들의 직분조차 망각하고 어디에 신경을 쓰고 있는지 국민들 입장에서 그야말로 분통이 터질일이다.

일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고도 국민의 혈세로 봉급을 받을 자격이나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주한미대사관에서 99년부터 무려 3차례나 FAA의 낌새를 파악해 안전점검이 있으니 대비하라는 주의를 줬지만 우리 건교부 항공국은 거의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니 이건 명백한 직무유기가 아니고 뭔가. 게다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서 무려 28개항목에 걸친 지적을 받고도 "설마 우방국 미국이 항공10대국인 우리에게 조치를 하랴"며 수수방관했다는 대목에선 정말 기가 막혀 말이 안나온다. 종국에는 FAA의 구체적인 점검사항의 기준조차 모른채 '외교력'에 의존했다가 수치를 자초했다니 이게 국가기간산업을 관장하는 조직체인지 한심하기 짝이 없다. 항공국장이 1년반사이 무려 5명이나 교체될 정도로 조직.인사관리까지 엉망인 것도 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건교부는 1등국 복귀만 서두를게 아니라 차제에 항공관리전반에 걸친 총체적 부실의 원인을 찾아내 그 처방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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