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남자배구 '이경수 파문'

남자배구의 차세대 거포 이경수(22·한양대4)가 현대캐피탈로 진로를 굳힌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경수 파문'이 일고 있다.

한양대 송만덕 감독은 28일 "배구 활성화를 위해 자유경쟁 스카우트를 주장하는 만큼 삼성화재는 절대로 보내지 않는다"고 못박은 뒤 "이경수의 진로는 상식 선에서 판단할 문제"라고 말해 현대 입단 의사를 강력히 시사했다.

송 감독은 "아직 어떤 팀과도 얘기가 없었지만 자유경쟁이 실현된다면 삼성을 제외한 모든 팀과 협상할 용의가 있다"면서 "드래프트 규약과 실업팀 사정을 감안할 때 이경수 본인에게 돌아갈 몸값은 5억∼6억원이면 된다"고 말했다.

이경수가 사실상 입단 의사를 피력한 현대캐피탈은 지금의 전력으로는 적어도 5년간 삼성화재의 벽을 넘을 수 없다고 보고 일단 자유경쟁 스카우트로 내부 방침을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캐피탈측은 "실업팀간 의견이 모아지지 않은 상황이라 이경수 영입 문제를 검토하지 못했다"며 "그러나 국내 배구와 팀을 위해서는 드래프트보다 자유경쟁이 낫다는 게 현실적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경수의 현대행 가능성과 관련, 드래프트 1, 2순위 지명권을 쥔 대한항공과 LG화재는 대응 자세에서 미묘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경수를 낚을 확률이 40%인 대한항공의 한장석 감독은 "원칙이 무시되는 곳에서 배구팀을 운영할 이유가 없다는 게 회사측의 단호한 자세"라며 팀 해체 불사의 뜻을 분명히 했다.

LG화재 역시 "이경수 지명 확률이 30%여서 굳이 자유경쟁으로 돌아설 이유가 없다"며 드래프트 유지 입장을 천명했지만 "삼성과 현대가 흥행을 이끌고 있는 배구계 현실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LG화재 관계자는 또 "프로화를 앞둔 시점에서 이경수에게 줄 몸값이라면 검증된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는 것도 검토할 만하다"고 말했다.

반면 스카우트 파행의 '원죄'를 안고 있는 삼성화재는 방관자로서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

한편 대한배구협회 관계자는 "다음달 5일까지 각 팀의 입장을 정리해줄 것을 요구했으나 현재로서는 실업팀간 합의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난감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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