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가을을 연다 지역 중견예술인 작업현장

〈11·끝〉연출가 이상원씨

연출가 이상원(42·대구과학대 교수)씨에겐 어떤 수식어가 어울릴까. 전방위 연출가?, 또는 야외공연의 개척자?.

지난 95년 지역 최초로 전국연극제에서 대통령상·연출상 수상, 대구시립무용단과 창원시립무용단에서의 무용연출, 뮤지컬 연출, 지난 5월의 제 39회 구미 경북도민체전 총연출에다 가을엔 오페라 '춘향전'연출까지 공연예술의 전 장르를 넘나들고 있는 그다.

복더위가 한창인 7월말에 공연돼 3천여명의 관객을 모은 미니멀 연극 '맹진사댁 경사'도 좋은 반향을 얻어냈다. 지금은 28일 막을 내리는 경북오페라단의 오페라 '춘향전'의 극연출을 맡아 포항과 구미로 동분서주중.

"오페라 연출은 처음이지만 생소한 영역은 아닙니다. 성악가들의 연기력 부분을 강화하고 극적 연출을 통해 시각화에 주력했지요".

이씨는 지난 97년 계명대 노천강당에서의 뮤지컬 '가스펠', 98년 대덕문화전당 광장에서의 환경이동연극 '햄릿', 99년 대구문화예술회관과 과천세계연극제에서의 광장연극 '로미오와 줄리엣', 2001년 대구야외음악당에서의 미니멀 연극 '맹진사댁 경사' 등 야외 공간에 대한 실험이 어울어진 작품을 계속해 왔다.

지금까지의 연출가들이 배우와 대본의 변형을 추구해 왔다면 그는 여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공간의 변형에 큰 관심을 보인다. 초기 연극의 형태인 자연과 어울리는 제의적 연극, 그래서 관객과의 교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열린 연극으로의 실험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의 작업에는 항상 광장·이동·환경 연극 등 다소 낮선 수식어가 붙는다.

"모든 공연예술의 목적은 소통과 교감입니다. 무대와 객석, 무대와 관객, 나아가서는 관객과 관객까지… . 이런 기준에서 다양한 공연예술 장르의 섭렵은 열린 연극을 지향하는데 중요한 기반이 되지요".

내년에는 셰익스피어의 '맥베드'를 통해, 물과 춤과 영상과 소리와 몸이 어울린 다양한 예술적 통합을 통한 생태연극적 행위와 막마다 다른 시대적, 국가적 배경을 통한 연극의 글로벌화를 시도해 볼 예정이라고 전한다.

계명대 연극반 출신으로 중앙대 대학원 연극학과와 극단 처용을 거쳐, 현재는 대구과학대학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이번 오페라 연출이 끝나면 12월에는 학과 학생들과 2년째 계속중인 지역 순회 연극공연에도 나선다.

배홍락기자 bhr222@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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