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에게 약을 먹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아기들이 약을 먹으려 하지 않거나, 먹은 약을 토해내면 부모들의 속은 타기 마련이다. 아기 약은 대부분 성인 약물을 분할하여 가루 또는 물약으로 먹이기 때문에 쓴 맛이 다소 강하다. 단 맛이 나도록 설탕물을 섞으면 약의 용량이 많아져 오히려 먹이기가 더 어려워진다.
약을 강제로 먹이려고 해서는 안된다. 약을 먹는 것은 재미있고 맛있는 것을 먹는다는 느낌이 들도록 해야 한다. 약만 보면 주사 바늘이 생각나 아기를 공포에 휩싸이게 해서는 안된다. 설탕을 넣어도 좋고 물에 조금 희석해서 먹여도 좋다. 약을 한번 강제로 먹여 두려움을 갖게 하면 다음부터는 약 먹이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아기에게 약을 먹일 때는 부모의 마음가짐과 분위기가 중요하다. 엄마도 몸에 좋고 맛있는 것을 아기에게 먹인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약을 괜히 먹여 아기에게 해롭지 않을까라는 불안감을 부모가 갖고 있으면 그 느낌은 예민하고 섬세한 아기에게 그대로 전달된다. 그러면 아기는 약봉지를 뜯기도 전부터 약먹기를 거부한다. 약을 먹일 때는 아기의 건강에 도움을 주고, 침입한 세균을 죽이는 고마운 음식을 먹인다는 마음의 정성이 필요하다.
약봉지나 약병을 아기에게 보여서는 안된다. 병원에서 약을 받았을 때는 즉시 가방에 넣어 아기에게 보이지 않도록 한다. 집에 가는 동안에라도 아기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약을 다른 음식물에 섞거나 희석할 때도 절대 약봉지가 보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아기들은 쓴맛을 싫어 하지만 병원, 약, 주사라는 분위기를 더 싫어한다.
아기들의 약은 물약이 많은데 양이 많아 먹이기가 쉽지 않거나, 쓴 약에 달콤한 물약이 섞여 있어 뒷맛이 씁쓰름하여 약을 잘 먹고도 토해내는 경우가 흔하다. 농도가 진한 뻑뻑한 물약이라면 물에 희석해서 먹여도 좋다.
물약을 아이스크림, 우유 등에 섞여 먹여도 좋다. 음식물에 섞을 때는 가루약으로 조제하면 용량이 적어져 잘 먹일 수 있다. 약을 분할하여 먹여도 좋으며, 약 10분간격으로 조금씩 먹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잘 토하는 아기는 식사 하기 전, 우유 먹기전에 소량씩 먹인 다음 우유나 음식을 먹이면 된다. 예민하게 맛을 아는 아기라도 일부씩 나누어 음식에 섞거나 희석하면 쉽게 약을 먹일 수 있다. 약을 달콤하게 만들려고 넣은 향을 특히 싫어 하는 아기라면 물에 많이 희석해서 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분유에 약을 섞어 먹일 때는 주의해야 한다. 아기가 더 이상 우유까지 먹지 않으려는 낭패를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루약을 소량의 우유에 태워 먹이는 것은 해롭지 않다. 아주 어린 영아라면 엄마의 손가락에 약을 묻혀 빨리는 것도 한 방법이다. 스포이드나 투약기를 이용하여 먹일 수도 있다. 이 때는 엄마 아빠 두사람이 함께 먹이는 것이 좋으며, 호흡기로 약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한다.
빈속에 약을 먹여 속을 버리지나 않을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의사의 특별한 지시가 없다면 그럴 염려가 없는 약이다.
이종균기자 healthcar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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