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G그룹 이용호 회장이 주가조작 및 횡령 혐의로검찰에 구속된 지 한달이 지났지만 '이용호 게이트'는 의혹만 눈덩이처럼 부풀어올랐을뿐 정작 검찰수사는 답보상태에서 좀체 벗어나지 못한 채 장기화하고 있다.검찰이 추석연휴 이후 파헤쳐야할 의혹은 검찰내부 비호세력을 가려내는 '자기살 도려내기'부터 정.관계 로비의혹에 걸쳐 한두가지가 아니어서 향후 수사도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검찰내부 비호세력=작년 5월9일 서울지검 특수2부가 이씨를 긴급체포한 뒤 하루만에 풀어주고 두달후 불입건처리한 과정에 검찰내부의 부당한 압력이 개입됐는지를 밝혀내는 것이 이번 수사 핵심과제 중 하나다.검찰 특별감찰본부는 당시 특수2부가 광범위한 내사를 벌인 뒤 이씨를 긴급체포하고도 불입건 조치한 과정에 석연치 않은 대목이 적지않다고 보고 당시 서울지검수사지휘부에 대한 조사를 계속 한다는 방침이다.그러나 당시 수사지휘부인 임휘윤 부산고검장과 임양운 광주고검 차장, 이덕선 군산지청장 등 3인의 진술이 엇갈리는데다 이렇다할 결정적 물증도 없어 특감본부가 진실 규명에 애를 먹고 있다.
◇정.관계 로비의혹=국감 답변을 통해 이씨가 민주당 박병윤 의원에게 2천만원을 건넨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이씨측의 정관계 로비의혹이 증폭되고 있다.검찰이 밝혀내야 할 부분은 이씨가 건넨 금품의 대가성 여부.
정치인의 경우 돈을 받고 모종의 부당한 도움을 줬다는 혐의가 밝혀지지 않는한 단순한 정치자금 제공으로 밖에는 볼 수 없다.또 이씨가 신승남 검찰총장이나 김영재 전 금감원 부원장보의 동생 등 고위층의 친인척을 계열사에 취직시켜 방패막이로 삼으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실제 이들을 통해 구명청탁등 로비를 벌인 흔적은 포착되지 않았다.검찰이 이씨의 사무실 컴퓨터에서 압수한 1천819명의 주소록도 이씨가 로비대상으로 삼으려했던 '이용호리스트'일 것으로 관심을 모았으나 아직 이렇다할 수사성과는 없는 상태.이씨가 발행한 삼애인더스 해외 전환사채(CB) 펀드 중 일부가 정.관계 로비용으로 활용됐을 것이라는 의혹도 검찰이 풀어야 할 수사과제.이 펀드에는 전.현직 장.차관급 인사 등 실력자들이 가.차명으로 다수 가입돼 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현재로선 허남석 총경의 사촌동생 옥석씨가 부인명의로 10만달러를 투자한 것 외에가입자의 구체적 신원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 여운환씨 '행적'=이씨가 자신의 구명활동 등 명목으로 30억4천만원을 건넬정도로 이번 사건의 핵심인물 중 한명으로 꼽히고 있지만 검찰은 여씨의 구체적 행적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검찰인사는 물론 호남지역 출신 정.관계 인사들과 각별한 친분을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진 여씨가 이씨를 위해 각계에 로비를 벌였는지 여부가 이번 사건의 주요 쟁점이다.
◇김형윤.이형택씨 역할=이른바 '정현준 게이트'의 핵심 주역 중 한명인 동방금고 이경자 부회장으로부터 5천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국가정보원 김형윤 전경제단장과 고위층 친인척인 예금보험공사 이형택 전무의 역할과 행적을 규명하는것도 검찰이 풀어야 할 숙제다.김 전 단장은 이씨를 동문회에서 수차례 만나고 자주 술자리도 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씨의 주가조작에 관여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이 전무는 허옥석씨를 통해 이씨에게 보물선사업자를 소개해준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씨와의 관계가 주목받고 있다.검찰은 이들 두사람과 이씨간 관계를 조사한다는 방침이지만 이번 사건에 관련됐다는 구체적인 증거가 없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이씨 추가비리=680억원대의 횡령과 250억원대 주가조작 혐의 외에도 이씨의 각종 비리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99년 12월 리빙TV를 사고팔면서 수십억원의 차익을 챙겼고 올 1월 한국마사회의 경마중계권을 따낸 것도 특혜였다는 의혹이 있다.또 지난 6~9월 3차례에 걸쳐 G&G구조조정전문의 보유주식 555억원어치를 불법매각해 현금화하고, S보험사와 KEP전자 등 10여종목의 주가를 조작, 막대한 시세차익을 거뒀다는 의혹도진상이 밝혀져야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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