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군사보복 준비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변국 외교관계 단절, 반군인 북부동맹의 반격 등으로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빠진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이 오사마 빈 라덴 인도협상 재개를 제의한데 이어 설득력이 부족한 핵무기 보복설을 퍼뜨리는 등 초조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탈레반측은 2일 "우리는 이 세계의 일부분이며 평화를 위한 어떠한 활동에 일조하게 된다면 이는 기쁜 일"이라며 빈 라덴 인도를 위한 협상재개를 제의했다. 그러나 탈레반은 미국에 결코 굴복하지 않겠다는 뜻을 강조하면서도 명확한 증거가 제시될 경우 빈 라덴을 제3국으로 인도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도 있다"고 내비쳤다. 미국은 탈레반의 협상 재개 제의를 즉각 거부했다.
또 탈레반 정권은 핵무기 보유를 주장하며 미 군사공격 감행시 핵무기를 사용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탈레반 고위층은 하피즈 후세인 아흐메드는 "우리는 구 소련이 붕괴했을 때 소련으로부터 핵무기들을 가져왔다. 우리는 엄청난 양을 보유하고 있지만 더 이상은 말할 수 없게 돼있다. 이것은 1급비밀이다'고 말했다.
러시아 마피아 등이 구 소련 무기고에서 훔쳐낸 핵 무기와 부품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탈레반이나 빈 라덴의 핵무기 보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편 파키스탄 정부는 탈레반 지도자 모하메드 오마르를 죽이거나 축출하고 온건파들이 탈레반을 장악하도록 하기 위한 쿠데타를 추진 중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지는 지난 1일 "파키스탄은 탈레반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고 있으며 온건파를 앞세워 현실적인 입장을 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쿠데타를 계획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온건파들이 탈레반을 장악할 경우 북부동맹과 연정수립을 위한 회담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북부동맹과 모하메드 자히르 샤 전 국왕(86)은 탈레반 붕괴 후 아프가니스탄 정부 구성을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중이다.
이에 대해 탈레반 정권 최고 지도자 물라 모하메드 오마르는 "만일 탈레반 정권이 전복된다면 산악지역으로 퇴각해 '길고도 험난한' 장기전을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마르는 2일 관영 샤리아 라디오 방송을 통해 "만일 우리가 퇴각하고 자히르나 미국의 꼭두각시가 된 다른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그들은 결코 평화롭게아프간을 통치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류승완 기자 ryusw@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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