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달 5차 남북장관급 회담이 열리던 15, 16일 금강산에서 열린 현대아산측과의 별도회담에서 장관급 회담이 현대의 부탁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시해 열리게 됐다고 거듭 강조한 것은 북한이 남북대화 재개에 나선 저의를 읽게 한다는 점에서 당혹감을 감출 수 없다. 송호경 북한 아태평화위 부위원장과 김윤규 현대아산 사장이 가진 면담록에 따르면 송 부위원장은 7월중 금강산관광 회담이 열리지 못한 것은 현대측이 지난 2월부터 5월까지의 관광대가를 절반밖에 지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현대측에 "육로관광 등 금강산 사업 활성화 조치를 취해주는 대신, 금강산 관광대가를 당초 약속대로 지급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당시 북한측이 임동원 장관 해임결의안 표결을 하루 앞둔 시점에서 전격적으로 회담을 제의한 배경과 관련, 미심쩍은 점이 있었으나 남북의 화해와 협력을 위한 물꼬를 트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일단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회담 결과 이산가족 상봉단 교환, 경의선을 비롯한 경협 문제 등에서 성과를 올린 것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이번 면담록에서 드러났듯 북한이 진정으로 '6·15 남북 공동 선언'에 따라 남북관계 개선을 하겠다는 뜻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라 단지 금강산 관광 대금 지불을 받기 위한이중적 전략에 의해 취한 행동이라면 앞으로의 순탄한 남북대화와 관련, 심각한 우려감을 더한다. 북한이 남북간의 관계개선보다 남쪽으로부터 챙길 '달러'에만 관심을 가지고 남북회담을이용하려 했다면 비난받아 마땅하다. 북한은 앞으로의 각종 회담에서 남쪽으로부터의 '대가'와만 연계시키는 전략을 쓴다면 남북대화의 진전은 벽에 부딪힌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정부 당국도 앞으로 북한에 일방적으로 휘둘릴 것이 아니라 차분하고 냉철한 자세를 견지해야 하며 '국민적 합의'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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