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금강산 회담 이모저모

금강산 관광 활성화를 위한 남북당국간 회담 남측 대표단은 3일 오후 장전항에 도착, 숙소인 해상호텔 '해금강'에 여장을 푼 뒤 북측 대표단 주최 만찬에 참석하는 등 공식 회담일정을 진행했다.북측은 장전항 통행검사소 통과 과정에서 당국간 회담에서는 전례없는 남측 대표단 짐 검사를 요구, 양측이 실랑이를 벌였으며 이 바람에 만찬 등 일정이 2시간 가까이 지연됐다.

○…조명균 통일부 교류협력국장 등 남측 대표단 26명은 이날 오후 1시께 설봉호편으로 속초항을 떠나 오후 4시30분께 장전항에 도착, 약 1시간 지나 하선한 뒤 북측 대표인 방종삼무역성 부국장의 영접을 받았다.북측은 이 과정에서 남측 기자단의 촬영장비 및 특수장비 목록 제출을 요구했지만 남측은 "당국간 회담에서는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거부했다.남북 양측은 연락관 접촉으로 통행검사소를 통해 통관키로 합의했으나 검사소측이 다른 대표단을 그냥 통과시킨 반면 기자단은 짐을 검사하겠다고 요구, 실랑이가 벌어졌다.

이에 대해 남측 대표단은 남북 당국간 회담의 전례를 들어 짐 검사를 거부하다 엑스선 검색대 통과라는 약식 통관 절차를 거치기로 합의했다.북측은 또 기자단 촬영장비를 육안으로 검사하던 중 망원렌즈 2개를 압류했다가 10여분 뒤에 돌려줬다.

이와 관련 북측 윤원익 통행검사소 소장은 남측 대표단에게 "사과합니다. 지체하게 돼 미안합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하지만 북측은 특히 위성이동중계기(SNG) 휴대 여부를 물으며 팩시밀리 등 남측장비가 담긴 박스를 열라고 요구, 장비를 배에서 내려 남측 상황실이 마련된 금강산여관으로 옮겼으나 밤 11시까지 설치하지는 못했다.남측은 회담에 앞서 북측에 SNG 반입을 요청하긴 했지만 가져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7시께부터 회담장인 금강산여관 부근 금강원에서 북측 수석대표(단장) 김택룡 내각사무국 부장 주최로 열릴 예정이었던 환영만찬은 북측의 까다로운 통관절차로 2시간가까이 늦어져 오후 8시50분께부터 열렸다.북측 김 단장은 이날 금강원 입구에서 남측 조 수석대표를 영접했으며 양측 대표단은 테이블에 앉기전 기념촬영을 했다.

만찬장은 조명이 비교적 어두운 편이었고, 메뉴로는 망둥어, 낙지(오징어)회, 도라지, 고사리, 배추김치, 송이 등이 나왔다.김 단장은 특히 "금강산 도라지 맛을 보라"고 권유하기도 했으며 조 수석대표는 북측 방 대표에게 "가까이 보기는 처음인데 반갑다. 잘 풀어보자"고 말했다.

○…북측 김 단장은 이날 만찬사를 통해 "온 민족의 기대와 관심속에 금강산 관광 활성화를 위한 첫 당국간 회담이 열리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조국의 밝은 미래를위해 열리는 이번 첫 회담이 좋은 결과를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에 대해 남측 조 수석대표는 "금강산 관광사업은 남과 북의 공동 의지로 추진되고 있는 남북 공동의 협력사업"이라며 "이번 회담에서 쌍방 대표들이 사명감을 갖고 지혜와 힘을 모은다면 금강산 관광 활성화를 위한 좋은 방안들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밤 11시께 만찬이 끝난 뒤 금강산여관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남측 대표단은 자정께 해금강 호텔로 이동했다.남측 대표단은 "북측이 방송 및 상황실 장비를 계속 보자고 요구해 아직도 협상중이지만 원만히 타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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