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다시 멀어진 영수회담

정국경색이 장기화되면서 여야 영수회담 가능성도 멀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야당의 정치공세를 '면책특권을 활용한 국민호도용'이라 비난하면서도 정국돌파를위해 영수회담을 종용하는 입장이나 한나라당은 영수회담의 질적 변화를 요구, 회담 성사를 어렵게 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회담 여건조성이 필요하며 이를위해서는 이용호 게이트에 대한 선 국정조사가 관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이회창 총재는 3일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영수회담과 관련, "지금은 분위기가 아니지 않느냐. 상황을 좀 지켜보자"며 다소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당 안팎에서도 이용호 게이트와 관련한 수사와 특검활동을 통해 사건전모가 어느 정도 밝혀진 뒤 해도 늦지 않다는 견해가 다수를 이룬다.

당 관계자는 "오는 10일부터 시작될 국회 대정부 질문및 상임위 활동 등을 통해 이용호 게이트의 실체를 파헤친 뒤 영수회담을 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한 또다른 폭로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으로 당분간 대여공세를 이어가겠다는 뜻이다. 권철현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현재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실정을 사과하고 무능부패한 측근들을 쫓아내는 현 정권의 결단이지 무조건 여야 대표가 만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여전히 영수회담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정국이 정리되기 위해선 국면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추석민심을 점검한 결과, 여야 정치권이 경제 살리기에 동참해야 한다는 주문이 가장 많았다는 점에서 미국 테러참사에 따른 국제경제의 불확실성에 대비, 여겲?정 경제정책협의회를 여는 등 여야간 대화가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한광옥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추석연휴 동안 파악한 민심을 겸허히 수용,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안정시키는데 집권당으로 소임을 다하겠다"고 했으나 영수회담에 대해선 "별 진전이 없다"고 말했다. 전용학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영수회담을 비롯해 여야 대화정치는 우리의 일관된 입장"이라며"한나라당의 태도변화를 위해 노력하겠지만 당장 (영수회담이) 성사되기는 어렵지 않느냐"고 말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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