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올리기도 싫은 통계지만 한국전쟁 중 총알 5만여발에 서로 겨룬 군인이 1명씩 희생당했다는 집계다. 이 수치를 보는 우리들의 마음은 참으로 뼈아프다. 같은 민족끼리 총부리를 겨눈가슴이 저미는 사태가 가져온 참담함은 지금도 지우지 못한다. 전쟁은 정신적인 폐해 만큼이나 재산 손실이 정확하게 집계가 안될 정도다. 모든 것이 '전방위 압박' 태세이고 보면 전쟁을 치르는 비용은 가히 천문학적 수치인 것은 인류의 전쟁사에서 이미 증명된 일이다.
▲미국이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치른 전쟁 중에서 한국전쟁 때 쓴 비용이 4위로 선정됐다. 미국 일간지인 USA투데이가 최근 미국이 관련된 각종 전쟁에서 지출한 전쟁비용을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비용으로 환산했을 경우 한국전쟁에는 약 4천억달러가 투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1위는 제2차 세계대전으로 4조7천억달러, 2위는 제1차 세계대전의 5천770억달러,베트남 전쟁은 5천720억달러가 들어 3위로 조사됐다. 단순하게 전쟁비용을 봐도 인간이 얼마까지나 잔인해 질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전쟁이다.
▲테러와의 전면전을 선포한 미국이 이번 전쟁에서 치를 전비(戰費)는 지금까지의 '5대 비싼전쟁'에는 밑돌겠지만 예상외로 많은 비용이 들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이 예단의 근거는 미국이 단기전이 아닌 장기전으로 전쟁을 치를 공산이 짙다는 데 있다. 미국이 동시다발 테러에 대한 대응을 초기의 전면전 불사에서 장기전 태세를 명확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전쟁비용은 최근 미의회가 긴급 예산집행을 승인한 400억달러 수준으로 어림없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전쟁 비용 증가는 세계 경제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세계경제의 심장인 미국의 경제불황과 유가불안까지 불러와 세계적으로 불황이 뒤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경제분석가들의 예측이다. 전쟁은 총체적인 슬픔이다. 전비부담을 놓고 동맹국 등과 갈등을 빚을 수 있고 인명살상은 오랫동안 치유되지 못할 아픔이기도 하다. 인류의 역사가 지금까지 그렇듯 21세기 첫해도 전쟁으로 얼룩지는 불행한 해다. 자살테러가 촉발한 '전쟁 상황'이 최악의 상태로 치달으면 인류의 불행이다.
최종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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