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남서부 흑해에서 4일 발생한 투폴레프(Tu)-154 러시아 여객기 추락사고는 우크라이나군의 미사일 오발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미국의 9·11 테러에 이은 '추가 테러'일 경우 후유증은 일파만파로 확산될 전망이다.러시아는 추락사고 직후 테러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특별수사에 나섰으나 미국 측은 사고 여객기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에서 테러리스트들이 발사한 지대공(地對空) 미사일에 의해 격추된 것으로 보고있다.
◇미사일 오발사고=미 AP, CNN 방송들도 미국 관리의 말을 인용, 사고기가 군사훈련중이던 우크라이나 군의 실수로 격추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이번 사고를 미사일 오발로 추정하는 배경은 사고당시 우크라이나군이 흑해 해안에서 군함과 항공기가 동원된 가운데 방공훈련을 실시하고 있었고, 우크라이나 측도 군사훈련 사실을 인정했기 때문. 특히 세계 곳곳의 군사훈련에 관해서는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고 있는 미국의 군사위성을 통해 미사일 오발에 의한 여객기 격추 사실이 확인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군은 미사일 오발로 인해 여객기가 격추된 사실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또 사고기가 출발한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의 벤구리온 공항은 세계에서 보안검색이 철저하기로 소문난 곳으로 이 공항에서 테러리스트, 특히 아랍계 테러리스트들이 폭발물을 갖고 여객기에 탑승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에프라임 스네 이스라엘 교통장관도 여객기 추락을 팔레스타인 과격분자의 소행이라고 보는 시각에 대해 "공항 안전절차를 점검한 결과 문제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으며 이제까지 이번 사건이 테러와 관련됐다는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이스라엘 측이 이날 사고 직후 수도 텔아비브 인근의 벤구리온 공항의 외국 항공기 이륙을 전면 금지하고 항공기 및 화물검색 작업을 벌이다 수 시간 만에 공항을 재개방한 것도 이번여객기 추락을 테러보다는 돌발 사고에 의한 것으로 결론내린 때문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테러 가능성=여객기 추락사고가 미국 테러사건 이후 전세계 테러리스트들이 또다른 테러를 준비하고 있다는 미국측 경고에 이어 발생했다는 점이 테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가장 큰 요인이다. 또 고의가 아닌 이상 정밀한 첨단 무기인 지대공 미사일로 민간 항공기를 격추시킬 수 있었을까 하는 의혹도 테러 가능성에 무게를 더해주고 있다. 미하일 카시야노프 러시아 총리는 4일 흑해에 추락한 투폴레프(Tu)-154 여객기가 우크라이나군(軍) 미사일에 맞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와 관련, 우크라이나군 훈련은 민간 여객기 항로와 멀리 떨어진 곳에서 이뤄졌다고 밝혀 미사일 오발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지적했다.
알렉산드르 쿠지묵 우크라이나 국방장관도 "군사훈련에 이용된 모든 미사일들은 본궤도를 벗어나면 스스로 폭발하게 돼 있다"며 오발사고 가능성을 부인했다.또 우크라이나 측은 "추락 사고 직전 흑해에서 미사일 훈련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사거리가 10㎞에 불과한 미사일이 250㎞ 떨어진 여객기를 격추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반박하고 있다.테러 가능성에 무게를 더해지는 또 다른 이유는 항공기에 탑재된 폭탄에 의해 여객기가 추가 폭발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사고 당시 근처를 지나던 아르메니아 항공 소속 AN-24 여객기의 가릭 오바니시안 기장은 "사고기가 폭발하는 것을 목격했다"며 "사고기는 이후 바다로 추락했으며,추락 순간 또 한차례의 폭발과 함께 거대한 물기둥이 일었다"고 전했다.
◇사고 조사 및 구조작업=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사고 직후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연방보안국(FSB) 국장과 세르게이 이바노프 국방장관 등을 크렘린으로 불러 사고 수습대책을 논의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블라디미르 루샤일로 안보회의 서기를 이번 사고 특별수사팀장으로 임명,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지시하는 등 테러 가능성에 발빠르게대응하고 있다.이스라엘도 이날 발생한 러시아 여객기의 폭발 추락사고를 '재난'으로 규정하고 신속한 사고원인 조사와 수습대책에 착수했다. 이스라엘은 또 흑해 사고해역에 군 구조대를 급파, 생존자 수색작업에 나섰다.
류승완기자 ryusw@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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