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성덕대왕 신종 시험 타종

9일은 555주년을 맞는 한글날. 한글날을 공휴일로 재지정해야한다는 여론이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글날을 기념하는 다양한 행사들이 열린다.

훼손 우려때문에 친다 안친다 논란이 들끓던 신라 성덕대왕 신종이 한글날을 맞아서 9일 오전 10시 시험 타종식을 갖는다. 이 종을 소장하고 있는 국립경주박물관(관장 박영복)은 신종의 진동 및 음향 신호의 측정기록과 주파수 분석을 통해 종의 상태를 진단하기 위한 자료를 확보할 목적으로 시험 타종식을 갖는다고 밝혔다.

타종식은 박영복 관장의 분향을 시작으로 헌다(獻茶.차를 올리는 것)를 한 뒤 타종을 하고 이어 서울대 이애주 교수의 살풀이춤, 두두리극단이 펼치는 사물놀이와 국악공연이 있을예정이다.성덕대왕 신종은 신라 혜공왕 7년(771)에 주조했으며 1992년까지 타종됐으나 이것이 보존관리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 있어 지금까지 타종이 중단되고 있다. 박물관은 이에 따라1996년부터 98년까지 신종에 대한 과학적인 종합학술조사를 실시했으며 그 결과 종 상부 천판 부위가 주조 당시 형성된 기포와 그 부위에 약간의 부식현상이 있는 것 외에는 별다른 결함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주박물관은 이번 타종 결과에 따라 매년 한 차례씩 혹한기 등을 피해 개천절에 타종하기로 했다.

1999년 한글날에 맞춰 국립국어연구원이 발간한 '표준국어대사전'이 2년만에 전자사전으로 새로 태어났다. 국립국어연구원(원장 남기심)은 이 사전 출판사인 두산동아와 함께2년에 걸친 전자사전 개발사업을 완료하고 올해 한글날을 맞이해 CD-롬 타이틀 1장으로 출시한다.이 전자사전은 7천쪽 50만 단어 및 관련삽화 등 '표준국어대사전'에 수록된 정보를 모두재수록함은 물론 다양한 검색기능을 장착했다. 예컨대, 표제어 검색 와일드카드(wild card) 기능이라 해서 여러 음절 단위로 된 단어 중 특정 음절을 포함하고 있는 단어는 모두 검색할수 있게 했으며 특정 단어가 사용된 속담도 찾아낼 수 있다.

또 한자나 영문자 등 외국어로 된 단어 검색 기능을 장착했고 상세한 검색 조건을 주어 더욱 정밀한 정보 접근을 가능하게 했다. 이와 더불어 전자사전 최초로 우리 옛 글자를검색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수록된 옛 글자는 1만2천개이며, 옛글자 입력기를 이용해 검색할 수 있다. 이 전자사전 CD는 두산동아(02-3398-2597)에서 시판한다.

한글학회 대구지회는 9일 대구시민회관에서 한글날 기념식을 가진다. 9일 낮 달성군 다사읍 이천리 묘역에서는 한글학자이자 애국지사인 환산(桓山) 이윤재(李允宰) 선생의 추모행사가 대구경북민속문화연구회(회장 정철수) 주최로 열린다.일제의 혹독한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한글과 겨레의 얼을 지키고 보급하기 위해 오랫동안 옥고를 치르다 운명한 환산 선생의 거룩한 넋을 추모하기 위한 이번 행사는 선생의 행적소개,헌다(獻茶.청백다례원), 추도시 낭독, 추도창 등의 순서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윤재 선생은 경남 김해 출신으로 대구 계성학교를 졸업하고 중국 북경대학 사학과를 나와 오산.협성.배제고등보통학교 등에서 교편을 잡는 한편 잡지 '한글'을 편집.간행하면서 국어 연구에 진력했다.1942년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최현배.이희승 등과 함께 경찰에 피검돼 함흥 형무소에서 복역중 옥사했으며, 1962년 건국공로훈장 단장이 수여됐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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