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재래시장 활성화법 취지 무색

산업자원부가 재래시장 환경개선 사업지원을 위해 전국 147개 시장에 대한 평가를 거쳐 소요예산(500억원)을 책정했으나 예산협의 과정에서 평가가 무시된 것으로 드러나 현재 성안중인 재래시장 활성화 특별법의 취지가 퇴색됐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산자부가 9일 한나라당 신영국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산자부는 지난 5월 전국 200개 시장에 대한 예비평가와 전문가 현지실사를 거쳐 재래시장을 A~E 등급으로 나누었다. 추후 예산규모가 확정될 경우, 기초자료로 활용한다는 것이 등급분류의 주된 배경.

그러나 예산협의 과정에서 지원범위가 시.도별 2개 시장에 5억원씩 일괄 배정하는 수준으로 대폭 축소됐으며 재래시장 평가결과도 전혀 반영되지 않아 국비지원 대상선정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물론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은 대구.경북 재래시장의 주요 평가내용.

◆대구

△서문시장(A등급)=영업이 침체됐다고 하나 비교적 활발한 거래가 이뤄져 활성화 계획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팔달신시장(B등급)=채소.과일 도매시장으로 식당과 급식소가 많이 이용, 침체된 상태는 아니다. 주차장 확보 필요성이 있으나 공영주차장이 있어 우선 순위에서 고려돼야 한다.

△서남.평화시장(C등급)=서남시장도 인근에 대형 할인점이 입점, 상권이 위축되고 있다. 평화시장은 닭똥집 골목이 유명한 곳이나 상수도 시설이 없고 차광막과 천막이 낡아 재설치가 필요.

△월배.남문시장(D등급)=월배시장은 인근의 대형할인점으로 공점포율이 32%(100개)나 될 정도로 침체상태. 남문시장 역시 주변에 4개 백화점이 밀집된데다 도심공동화 현상으로 상권이 축소, 활성화가 의문시된다.

△현풍공설시장(E등급)=입지조건은 좋으나 중소기업청의 재개발 자금을 활용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경북

△예천.울진.의성.성주.영천 공설시장(A등급)=5개시장 모두 하수도, 주차장 등 기반시설과 편의시설이 확충되면 활성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경주 양북면.문경 중앙 시장(B등급)=양북면 시장은 타시장과의 거리가 멀다는 장점이 있으며 중앙시장도 활성화 가능성이 있다.

△산내면 및 칠곡 동명시장(C등급)=산내면 시장의 경우 상권 권역이 작은 것이 문제. 동명시장은 대구로 상권이 흡수되고 있으나 활성화 정책은 필요하다.

△영덕 영해.영주 공설시장(D등급)=영해시장은 상권규모가 작아 활성화 사업비 62억원이 부담. 공설시장은 영주시의 활성화 의지에 비해 전문성이 떨어진다.

△안동 용상.영천 한약재 시장 및 김천 감호.부곡.황금.평화시장(E등급)=현재 재개발 관련 용역작업이 진행중이나 대형할인점이 입점, 도소매기능이 상실된 것으로 판단된다. 용상시장은 안동시의 활성화 의지가 강하고 한약재 시장은 중기청의 재개발 자금지원사업을 활용해야 한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