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의 9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경제위기에 대한 반성과 처방에 초점이 맞춰졌다. 정 최고위원은 "'이제 곧 좋아집니다'라는 말은 성급했다"면서 "세계적 기관들도 모두 예측에 실패했지만 그같은 전망은 결과적으로 신뢰에 상처를 줬다"고 정부의 때이른 경제회복 선언의 잘못을 자인했다.
현 경제위기에 대해서도 "아시아의 우등생인 싱가포르와 대만조차 올해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서고 있는 추세에서 현재 국내 경제는 내수가 침체되고 수출과 투자가 위축되고 있는 비상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정 최고위원은 그러나 이같은 비상상황의 원인은 정치라는 점을 유난히 강조했다. 정 위원은 "위기에 직면한 지금이야말로 여야가 정쟁중단을 선언해야 할 때"라면서 "일체의 비방과 근거없는 폭로를 중지하고 국가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합심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기득권 세력 보호에 안주하는 정치 △방향제시가 없는 정치 △지엽말단에 빠져드는 정치 등으로 야당의 비협조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어 정 위원이 내놓은 경제위기 극복 대안은 여야를 초월한 협의체 구성이었다. 정 위원은 "대선이 있을 때마다 경제는 위기 앞에 노출됐다"면서 "지금이라도 대선분위기에 휩쓸리기 전에 국가전략과 큰 경제에 관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여야를 초월한 틀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두 차례 개최됐던 경제문제에 관한 여.야.정 협의회를 발전시켜 당리당략을 초월한 '국가전략협의회'를 설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 위원의 이같은 제안은 여권에서 기회있을 때마다 내놓았던 내용이어서 신선미는 다소 떨어졌다. 대신 자신이 당내 개혁그룹의 대표주자란 점을 강조하려는 듯 '새정치'와 '미래'를 유난히 강조했다. 정 위원은 "새로운 정치는 미래를 생각하는 정치"라며 "세계가 너무도 빨리 변화하고 있어 정쟁에 허비할 시간이 없다"면서 연설을 마무리 지었다.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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