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TV다시보기-지난주 KBS '역사스페셜'

지난 6일(토) 저녁 KBS 1TV가 내보낸 '역사스페셜'은 유인촌 내레이터의 말대로 '특별한 시간'이었다. 역사스페셜 팀이 지난 여름 북한을 방문, 취재한 북한 문화 유적 유물을 '한민족 특별기획' 8부작으로 기획, 제1편 '고구려 평양성'을 화면에 올린 것이다.

역사스페셜이 분단 반세기를 넘어 북한에 들어가 취재한 것도 남북방송교류협력 차원에서 주목할 대목이지만 무엇보다도 '남북한 모두에게 소중한 민족 문화 유산'을 공유하려는노력이 결실했다는 점에서 방송계의 풍성한 수확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왔다. 북한 지역은 고조선, 고구려, 고려의 본고장이란 점에서 상대적으로 신라, 조선 중심 문화에 편중된 이번 특집은 우리문화보기의 시각을 교정할 중요한 계기가 돼 기대를 모았다.

이날 명 나레이터 유인촌이 밟은 평양성은 북한 국보유적 제1호. 그만큼 북한에서도 소중히 여기는 문화유산이다. '고구려 평양성'은 몇 가지 중요한 대목을 짚었다. 평양성의 축조 역사와 배경, 성곽 구조를 선보여 관심을 끌었다. 왕과 백성이 다른 성곽에서 살던 종전 성곽양식을 지양, 함께 거주하는 최초의 성곽으로 축조했다는 사실도 눈길가는 대목. 20만명의 인구가 사는 성곽을 바둑판 모양으로 도시구획 하고 운하로 대동강과 연결한 것을 밝힌 것도 관심거리. 무엇보다도 축조방법의 특이성을 낱낱이 짚어 우리나라 산성 건축의 비밀을 시청자들에게 선보인 점이 압권이었다.

당나라 장안성을 능가하는 길이 23㎞의 석성을 1천500년 전 쐐기모양 돌을 다듬어 '6합쌓기' 방식으로 축조한 것을 밝힌 것은 잉카문명이 남긴 페루의 마추피추 석벽 이상으로 견고하고 과학적인 기법임을 확인시켰다. 고구려가 멸망하기까지 외부 침략자가 평양성문을 결코 열지 못했다는 것은 고구려인들에겐 결코 우연일 수가 없었다. 치, 황 등 산성방어의전략 시설들을 볼 수 있었던 것도 시청자들에겐 큰 소득. '고구려 평양성'은 컴퓨터 그래픽도 생생했다. 평양성을 잇는 다리를 밟고 선 유인촌의 모습이나 장수왕의 안학성 복원은3D 영상의 치밀함을 한껏 자랑했다.

미디어모니터회 여은경(eunkyung051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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