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주(州) 에서 지난 사흘 동안 두 명의 탄저병 환자가 발생, 미 수사당국과 검역당국이 테러 가능성이 있다며 잔뜩 긴장하고 있다.
존 애슈크로프트 미국 법무장관은 8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에서 두번째의 탄저병 감염환자가 발생한 것과 관련, 생화학 무기에 의한 테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플로리다 주정부 보건부의 랜디스 크로킷 질병 통제국장은 8일 인접한 거리에 있는 두 사람이 동시에 탄저균에 감염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며 누군가의 개입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미 당국에 따르면 지난 5일 플로리다주에서 주민 밥 스티븐슨(63) 이 탄저균에 감염돼 숨졌으며 그의 남자 동료 역시 이날 탄저병 감염환자로 판명됐다.
이에 따라 스티븐슨은 미국에서 흡입형 탄저균에 감염돼 사망한 25년 만의 환자로 기록되게 됐다.
스티븐슨은 탄저병과는 관련이 없는 병으로 입원했다가 우연히 비도에서 탄저병 박테리아가 검출됐다.
탄저병 박테리아가 상기도에 잠복해 있을 때는 폐에 들어갔을 때보다 덜 위험하다.
한편 당국의 긴급 조사 결과 이들 감염자가 근무했던 타블로이드판 슈퍼마켓 신문 '더 선'의 사무실 컴퓨터 중 한 대의 키보드에서도 탄저병 박테리아가 발견됐다.
이에 따라 플로리다주 보건당국은 이 건물에서 일하는 3백여명 전원에게 병원에 가 탄저병 박테리아 검사를 받도록 조치했다.
플로리다 보건국의 팀 오코너 대변인은 "이 남성 환자의 코 분비물을 검사한 결과 탄저균 박테리아 양성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관계당국은 중동인들이 최근 플로리다주 랜터너에 위치한 스티븐슨의 집에서 64㎞ 떨어진 비행장에 들러 농약살포 비행기에 관해 물어본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이번 발병이 생물학적 테러공격에 의한 것일 수도 있다는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항공기 돌진테러범인 모하메드 아타가 탄저병 최초 감염자인 스티븐슨의 집에서 불과 1.6㎞ 떨어진 곳에 살았던 것으로 알려져 테러 의혹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미국에서 탄저균은 1976년 보고된 사례가 마지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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