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디어 교육 '나의 체험'

아이 둘이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TV를 보지 않기로 했다. 대신에 가족끼리 이야기를 하고, 책을 읽었다. 아이들이 심심해하면 장난감을 가지고 놀이를 하는 한이 있어도 TV는 못 보게 했다. 대신 신문을 통해 세상을 만났다. 신문은 TV에 비해 사고력과 상상력을 키워 주고 독서 능력을 길러 준다.

그렇다고 TV 전파를 완전히 차단한 건 아니었다. 교육방송과 주말에 방영되는 사극은 볼 수 있도록 했다. 교육방송의 강좌는 어떤 학원이나 과외보다 우수한 내용과 강사로 짜여져 있다. 따라서 잘 활용하면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훌륭한 가정교사를 모시는 것과 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통제에는 부모가 솔선했기에 아이들도 별 불만을 보이지 않았다.

대신 아이들의 취미 활동을 최대한 지원했다. 독서를 좋아하는 딸에겐 책을 많이 사 주었고, 곤충 기르기에 흥미를 가진 아이를 위해선 함께 곤충 채집을 가 주었다. 천문 관측을 즐기는 아들에겐 쌍안경을 사 주는가 하면, 가끔씩 한밤중에 별자리 사진 촬영에 나서기도 했다.

컴퓨터 게임이나 인터넷의 경우 우리 아이들도 처음에는 큰 관심을 보였다. 그렇지만 컴퓨터 사용 시간을 정해 적절히 통제하고, 게임 능력보다는 키보드를 먼저 익히게 했다. 타자 연습 등 컴퓨터 활용 능력을 기르는 데 역점을 두게 했고, 나와 아내도 참여했다. 홈페이지도 같이 만들었다.

공부를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줬다. 안정된 분위기도 중요하지만 부모가 모범을 보이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부모가 책을 펴놓고 저녁 늦게까지 공부를 하는데 놀고 앉아있을 자녀가 있겠는가? 아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해에 나는 대학원에 진학했고, 아내는 요리학원을 다녀 조리사 자격을 취득했다.

가정 교육을 자랑할 처지는 못 되지만, 부모가 자기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솔선수범 할 때 아이들도 부모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바른 생활습관을 뿌리내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 글은 교육부로부터 최우수상을 받은 교육현장 모범사례를 요약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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