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이용호게이트' 흐지부지 말라

'이용호게이트'에 대한 검찰수사가 시들해지고 있다.이용호씨의 검찰내 비호세력여부에 대한 특감조사도 지금까지 뚜렷하게 드러난 게 없이 이른바 '검찰3인방'에 대해 징계나 일부 불구속기소로 마무리 짓는다는 게 검찰의 방침이다. 또 이용호씨의 정관계로비 의혹은 거의 흐지부지된 양상인 채 김형윤 전 국정원 경제단장을 구속하는 선에서 더이상 진척이 없다. 김 전 단장이 금감원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여부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고는 있지만 오는 13일 기소시점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지금까지 이마저 별다른 성과가 없는 것 같다.결국 의혹만 제기된 '이용호게이트'는 미국의 테러보복공격에 파묻혀 버린듯한 양상으로 가고 있다. 더욱이 여.야 영수회담에서도 이 문제가 논의는 됐지만 여.야 모두 비밀에 부치기로해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기고 말았다.

결론적으로 '이용호게이트'는 결단코 이렇게 흐지부지 넘어갈 일이 아니라는 걸 정치권이나 검찰은 유념해야 한다. 이 사건은 이번 국감에서도 최대 이슈로 떠오른 '국민적 의혹'인데다 여.야가 이미 특검에서 밝히기로 할 만큼 그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사안이다. 더욱이 이 사건은 그동안 제기된 의혹으로 봤을때 검찰은 물론 정치권을 비롯 국정원, 금감원, 국세청 등 '힘있는 기관'은 거의 연루의혹을 받고 있다.

야당은 여당의 대선자금 조달의혹까지 제기한 마당이고 대통령의 친인척까지 거론된 형국이었다. 이런 사건을 여.야영수회담에서조차 거론은 했으나 그 내용은 비밀에 부치기로 했다니 '무슨 정치'가 이런가. 당연히 서로 따질건 따지고 해명할건 하고 해서 앞으로 어떻게 하기로 했다는 정도의 내용은 밝히는게 순리요 상식이다.

그런데 그걸 비밀에 부치기로 했다는 건 또다른 '밀실정치'가 아니고 뭔가. 지금 이 사건으로 민심은 폭발직전일만큼 분노에 차 있다는 걸 여야정치인들도 지난 추석 귀향활동에서 직접 귀로 들었지 않는가. 테러공격에 따른 여.야협조무드가 조성됐다고 해서 이사건 의혹 규명자체를 그속에 묻어버릴 성질은 분명 아니다.

김 대통령도 국민들에게 밝힐건 법에따라 밝혀 '진실된 정치'를 하겠다고 언명한바 있다. 또 지금까지 숱하게 대형금융비리가 불거질 때마다 현정권의 실세 연루의혹이 제기만 됐지 한번이라도 명쾌하게 밝혀진 게 없다. 이번 사건만은 그 전철을 밟을 수 없고 더욱이 수사주체인 검찰간부가 연루된 사건이다. 따라서 검찰은 비록 특검을 앞에 뒀다해도 더 이상의 수모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 사건 규명수사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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