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김천 입구에 많은 돈을 들이는 '영남 관문' 건설계획이 세워졌다. 이와 관련, 김천시는 지난 4일 하수 관거 타당성 조사, 설계를 용역(용역비 약 3억3천만원) 발주하면서 '본 용역은 공동도급은 불가합니다'라는 공문을 내어 경북도내 업체는 참가 할 수 없게 했다. 자격 요건을 갖추면 할 수 있지만 경북도내 업체는 자격 요건을 갖춘 업체가 없을 뿐만 아니라 중앙지역 대형 업체와 경쟁을 할 정도로 우수업체가 없다는 취지였다. 지역의 기술용역업체들이 모든 분야에서 중앙의 큰 업체에 비해 자본력, 기술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상식이다. 그러나 경북 다른 시, 군에서는 지역업체를 육성, 발전시키고 경제에 도움을 주려고 도내 업체와 공동도급을 하도록 배려해주고 있다. 얼마 전 구미시, 칠곡군, 상주시, 경산시는 김천시에서 발주한 것과 같은 형태의 하수관거타당성 조사, 설계용역에 대해 지역업체를 반드시 참여시키는 공동도급으로 발주한 바 있다. 그러나 영주시, 의성군, 그리고 이번 김천시의 경우 공동도급을 해놓으면 관리하기 힘들고 책임 소재가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를 내세워 공동도급을 해주지 않았다. 하지만 이것은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 공동도급을 하면 주된 기업이 있고 그 주된 기업만 관리하고 책임을 물으면 되는 것이다. 관리하기 어렵고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고 해 지역 업체의 참여를 막아버린다면 지역 업체는 언제 기술력을 향상시키고 지역 경제에 작은 도움을 주겠는가.
지역민에게 봉사하고 지역 발전에 구심점이 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지방 행정기관은 설령 힘들고 관리하기 어렵더라도 지역의 발전과 시급한 지역경제 회생을 위해 지역업체를 배려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영남 관문을 거창하게 세우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공사 발주과정에도 지역 사랑 정신으로 일을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김수철(ksc6309@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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