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나라 정치가 얼마나 잘못되어 있는가하는 것은 국회의장이 "국회는 국민의 것"이라는 지극히 당연하고 상식적인 말에도 감동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알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여야 간 타협이 안되면 야당단독 국회라도 열리도록 사회를 보겠다는 선언은 참으로 신선하다 할 수 있다. 비록 모양새는 좋지 않으나 분명한 하나의 정치발전이기 때문이다.
국회가 정상화되어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하의 일이다. 더구나 지금은 당장 발등의 불로 되어버린 테러사건에 대한 후속대책 문제, 그리고 오랜 논란을 불러왔던 추경과 민생법안 문제 등 할 일이 태산 같은 실정이다. 이러한 때에 여당은 사과문에 안택수 의원 이름 한자를 넣느냐 아니냐를 놓고 국회를 파행시켜서야 될 일인가. 국회 파행만을 놓고 볼 때는 여당의 처신이 너무 폭 좁은 것이라고 보겠다. 그런 점에서 사상 초유의 야당 단독국회라도 사회를 보겠다는 국회의장의 판단은 우리 정치의 질을 한 단계 격상시키는 의미 있는 일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또 국민의 의사를 대변하는 국회의원이라면 그 정도의 발언은 있을 수 있다. 과거에도 그런 일이 있었다. 그리고 당연히 그러한 발언에 대한 여당의 비판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민주주의를 강조하고 있는 여당이 이렇게 대통령에 대한 과격 발언만 나오면 경직되거나 과민반응을 보인다면 권위주의적이라든지 제왕적 대통령이라든지 하는 종래의 비난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은 물론 민주주의를 후퇴시켰다는 비판도 면치 못할 것이다. 이제 우리 정치도 이러한 수준에서는 벗어나야 하지 않을까.
'국민을 두렵게 생각해야 한다'는 국회의장의 발언은 청와대만 바라보는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이기도 하다. 이러한 발언들이 과거처럼 정치인들이 수사(修辭)로 끝나서는 국회를 위해서도 나라를 위해서도 불행한 일이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개회만 하고 말거나 국무위원을 출석 시키지 않는 불법행위가 있어서는 더욱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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