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섬유기계도 다품종 소량생산

"대구지역 업체들이 다품종 소량생산시스템과 환경친화적 방향으로 급선회하고 있는 국제 섬유기계 판도변화에 어떻게 대응해 나갈지 고민입니다"

일본 인텍스 오사카(INTEX Osaka)에서 열린 '제7회 오사카국제섬유기계전시회(OTEMAS)'에 참가한 지역업체들은 섬유기계의 고성능, 첨단화에 놀라움을 나타냈다.

이번 전시회에는 신기종 정방기, 물을 사용하지 않는 염색가공기, 오존가스 표백기, IT(정보기술) 기능을 접목한 기계 등이 다채롭게 선보였다.

조환 한국염색기술연구소장은 "전시회를 통해 세계 섬유기계가 대형화, 고속화 추세에서 소량생산체계 및 환경친화적 양상으로 변모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면서 "지역 업체들도 세계시장 흐름에 발빠르게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회 개요

지난 8일에서 13일까지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7회 OTEMAS는 유럽 업체들이 대거 '국제섬유기계전시회'(ITMA Asia 2001,싱가포르,15~19일)로 몰리는 바람에 규모면에서는 6회(97년)때보다 크게 줄었다.

주최측인 일본섬유기계협회와 오사카국제견본시위원회는 이를 아시아권 섬유기계전시회를 잠식하려는 ITMA의 공략때문으로 풀이했다. ITMA가 유럽지역을 대상으로 4년마다 전시회를 벌여왔으나 올해부터 아시아 전시회를 추가해 2년주기로 바꾼데다 OTEMAS와 행사기간도 겹치도록 잡았다는 것.

이로 인해 OTEMAS에는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등 유럽지역 234개 업체가 빠진 가운데 25개국 481개 업체가 참여해 2천267개 부스를 채웠다.

이번 전시회에는 화섬기, 방적.준비기, 직기, 편기, 염색가공기 등 5개 분야에다 IT기능을 접목한 'IT파빌리온'분야가 추가됐다.

■전시부문별 경향

다품종소량생산에 초점을 둔 고성능화, 환경오염 최소화, 재고.품질관리 위주의 IT기능 접목 등이 이번 전시회의 주 경향.

화섬기의 경우 분당 8천m의 실을 뽑는 방사설비, 200~250t규모 스테이플 설비를 비롯한 대량생산 시스템을 바탕으로 했다. 특히 화섬 연사기, 가연가공기는 물론 방적.준비기는 고속안정성, 다품종대응, 유지관리의 용이성 등을 살린 고성능화 기계들이 많이 나왔다. 무라타기계의 MVS Jet Spinner, 호와공업의 신형 정방기 등이 대표적.

직기분야에서는 IT 기능을 적용한 신기종들이 출품됐다. 츠다코마의 기존 모델인 ZAT에다 IT보드를 탑재한 'ZAX-e', 토요타 직기모델인 JAT610보다 30%의 에너지를 더절감할 수 있는 신기종 등이 나와 업체들의 관심을 끌었다. 산업자재(산자)용 및 봉제관련 기계도 고부가가치 직물을 실현할 수 있는 제품이 선보였다.

횡편기, 경편기, 환편기 등 편기분야에서는 세계적 메이커가 총출동해 무봉제 니트기, 편직 이후 후공정을 생략한 기계, 새로운 무늬를 내는 시스템 등이 등장했다.

40여개 업체가 출전한 염색가공기 분야에선 환경친화적 제품들이 단연 돋보였다. 물을 사용하지 않은 잉크제트 프린터기, 염료를 최소화한 날염시스템, 화학약품을 사용하지 않는 오존표백기 등이 나온데다 해상처리능력과 배색효과를 높인 기계들이 다양하게 출품됐다. 세이렌 일렉트로닉스(주)는 염료최소화로 폐수를 거의 배출하지 않는 잉크제트날염시스템을 전시했고, 카수가 덴키(주)는 화학약품 대신 오존가스를 사용한 표백기를 선보였다.

신지 오토(大戶新治) 오사카국제견본시위원회 사무국장은 "이번 전시회는 규모면에서는 예전보다 축소됐으나 성능이 개선된 기계가 많이 출품됐고 IT기능 접목과 환경친화적 제품들이 나왔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지역업체 참여 및 반응

국내업체의 OTEMAS 직접 출품은 극히 저조했으나 지역 섬유업체, 한국섬유개발연구원, 한국염색기술연구소, 학계 등의 참관은 줄을 이었다.

직접 출품의 경우 섬유기계 생산회사인 (주)이미지텍(경북 구미시 고아읍)이 제판공정없이 날염원단을 생산하는 '원단디지털 날염(TDP) 시스템'을 전시했고 (주)유천(대구시 달성군 구지면)이 원단 포장기계를 선보인데 그쳤다.

정형희 이미지텍 대표는 "국산화율이 60%를 넘어섰고 효용성이 높아 지난 5개월동안 국내 7대를 비롯해 일본 3대, 동남아 2대 등을 납품했다"면서 "OTEMAS 참관 바이어들도 신기계에 대해 많은 관심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OTEMAS에 '대구국제섬유박람회(2002년3월)' 홍보부스를 마련하는 한편 현지에서 섬유패션쇼를 벌였고 한국섬유산업연합회도 별도의 부스를 마련해 국내 섬유.패션산업의 마케팅.홍보활동을 벌였다.

정우영 한국섬유개발연구원 이사장은 "지역업체의 출품이 적어 아쉽지만 국내 참관자수는 예년처럼 성황을 이뤄 선진 섬유기계산업의 흐름을 파악하는데 별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구기자 k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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