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성, 20년 '우승 한풀이' 할까

삼성의 20년 우승한풀이 상대로 두산이 결정됐다.

지난 82년 프로야구 원년 한국시리즈에서 격돌한 이우 19년만의 만남. 두 팀은 20일 오후 2시부터 1차전을 시작으로 7전4선승제의 한국시리즈를 치른다.

1,2차전은 대구, 23일 3차전부터 7차전까지는 잠실구장에서 대결을 펼친다. 일찌감치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삼성은 16일까지 남해전지훈련을 갖고 결전의 날을 대비하고 있다. 한국시리즈 무관의 설움을 씻기 위한 선수들의 각오는 충만해 있다.

반면 정규리그 3위의 두산은 한화와 현대를 연파하고 한국시리즈에 진출, 세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양 팀의 전력을 비교해보자.

◆마운드 싸움.선발은 삼성

선발진은 삼성이 단연 우위, 중간·마무리는 두산이 한발 앞서 있다. 삼성은 임창용, 갈베스, 배영수가 두산은 구자운, 빅터 콜, 이경필 등이 선발로 출격할 전망. 중간 마무리는 삼성이 김현욱, 노장진, 김진웅을 내세우고 두산은 박명환, 이혜천, 진필중이 나온다.

임창용 두산과의 3경기에서 2승1세이브, 방어율 0.55로 특히 강한 면을 보였다. 갈베스, 배영수도 3점대 방어율을 기록했다. 따라서 초반에 대량득점으로 승부를 가르면 의외의 낙승을 거둘 수 있다. 반면 두산은 선발투수 가운데 10승대 투수가 없다. 구자운이 삼성전에서 2승을 챙겼지만 방어율이 썩 좋지는 않다. 빅터 콜도 삼성에는 약하다. 그러나 두산은 박명환, 이경필, 구자운이 부상에 시달리다 시즌 막판에 복귀하면서 팀의 마운드 운용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두산이 예상밖으로 현대를 제압한 것도 이들의 활약때문.

◆복병타자가 승부 가른다.

타력은 난형난제. 팀타율이 0.275로 같지만 타격은 당일 컨디션에 크게 영향받기 때문에 섣부른 예측은 금물이다.

또 투수들을 리드할 포수들의 볼배합도 구위 못지 않은 변수. 삼성타자들은 두산 투수들이 볼카운트가 좋지 않을 때 변화구를 구사하고 볼카운트가 좋을 때 몸쪽으로 승부하는 볼배합을 유념해야 할 듯. 선발진이 앞서는 삼성으로서는 초.중반에 승기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

삼성은 두산전에 특히 강한 선수는 없지만 팀배팅과 승부처에서의 집중력으로 승부를 건다. 진갑용(0.300), 정경배(0.344)가 강했고 마르티네스는 두산을 상대로 홈런을 6개나 쳤다.

두산은 우즈(0.328), 심재학(0.414) 홍성흔(0.302) 김동주(0.304) 등 주포들이 모두 3할을 넘는 타력을 보였고 심재학은 6개의 홈런을 때렸다.

그러나 두산은 중심타선이 플레이오프에서 침묵을 지킨 반면 하위타자들이 사실상 한국시리즈 진출을 견인했다. 따라서 「복병타자」들이 승부를 가를 수도 있다.

◆수비력

내.외야 수비는 삼성이 다소 앞선다. 하지만 큰 경기의 흐름은 실책이 좌우하는 만큼 에러를 않는 팀이 의외의 승리를 챙길 가능성이 크다.

특히 두산은 내야 수비가 약해 삼성이 에러를 유발하는 주루플레이와 팀배팅이 필요하다. 현대와의 플레이오프에서 드러난 두산의 약점을 파고 들기 위해서는 선구안과 주루플레이가 좋은 강동우, 박한이의 활약이 관건으로 보인다.

두산은 공.수.주를 갖춘 정수근의 수비와 재치있는 플레이에 기대를 걸고 있다.

◆벤치, 양 김의 대결

실업시절 한배를 탔고 지난 86년 해태에서 감독과 수석코치로 한솥밥을 먹었던 삼성 김응룡 감독과 두산 김인식 감독은 절친하다. 그러나 두 감독은 승부의 세계는 이기기 위해 존재한다며 양보없는 일전을 다짐하고 있다. 김응룡 감독이 승리를 향해 불도저처럼 득달같이 밀어붙인다면 김인식 감독은 선수들에게 맡기는 스타일. 굳이 분류하자면 삼성 김감독은 지략과 용맹을 겸비한 지.용장형, 두산 김감독은 선수들에게 맡기는 덕장형이다. 김응룡 감독은 이기는 야구를 위해서는 과감한 투수교체와 물량공세를 마다 않는다. 반면 두산 김감독은 특유의 느긋한 용병술과 뚝심으로 맞선다.

이춘수기자 zapper@imaeil.com

※삼성-두산 올 시즌 상대전적

삼성 부문 두산

12승7패 승패 7승12패

0.275 팀타율 0.275

4.07 팀방어율 5.27

19 홈런 14

11 실책 19개

17 도루 15개

한국시리즈는 단기전인 만큼 정규시즌 성적이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이보다는 경기당일 선수들의 컨디션이나 자신감, 집중력이 승부를 가를 것으로 본다.

삼성은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한 번도 우승한 경험이 없다. 포스트시즌에서 비교적 약한 모습을 보인 것은 전력의 열세도 열세려니와 승부처에서 선수들의 자신감 부족도 주요 원인이었다.

필자도 선수시절 한국시리즈를 치뤄 봤지만 정규리그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부담이 컸다. 나의 실수로 경기를 망치면 안되겠다는 소극적인 생각이 앞섰다.

첫 우승을 노리는 삼성 선수들은 이같이 수동적인 자세보다는 내가 팀승리에 기여하겠다는 강한 승부욕이 필요하다.

한국시리즈에 서는 것은 선수로서 축복받은 기회로 생각하고 자신감과 집중력을 가져 주기 바란다. 두산이 플레이오프에서 상승세를 탄데다 3일을 쉬고 시리즈에 나가기 때문에 삼성으로서는 현대를 상대하는 것 보다 반드시 유리하다고 만은 볼 수 없다.

그러나 외형적인 전력은 삼성이 앞서는 만큼 어느때보다 우승가능성이 크다. 90년대 들어 투.타, 수비에서 가장 짜임새 있는 전력을 갖춘 만큼 집중력있고 전력을 다한 플레이만 해준다면 승산이 아주 크다.

후배들이 삼성팬들의 오랜 염원을 풀어줄 것으로 기대해본다.

홍승규(야구 기고가)

삼성 김응룡 감독은 두산과의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해볼 만하다』는 무덤덤한 출사표를 던졌다. 그러나 목표가 달성될때까지 한 치의 방심도 용납치 않는 김감독의 성격상 이 표현은 강력한 자신감의 표출이다.

보름 이상 경기를 치르지 않아 실전 감각을 걱정하지만 투수,타자 모두 만족할만한 컨디션이고 경기를 치르면서 좋아질 것으로 본다.

또 단기전의 빅게임은 실책이나 분위기싸움에서 승패가 갈린다. 경기흐름을 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삼성 유니폼으로 갈아입자마자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김감독은 적잖은 부담감을 갖고 있지만 포스트시즌의 「산역사」답게 또 하나의 시리즈 V추가를 준비하고 있다.

『힘겨운 승부가 예상되지만 한국시리즈에서 꼭 우승하겠다 』.

두산 김인식 감독은 삼성이 투.타와 수비를 완벽하게 갖춘 최강팀으로 평가했다. 특히 선발 투수진이 좋고 공격력도 어느 팀 못지 않아 7차전까지 가야 승부가 날 것으로 내다봤다.

두산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지쳐 있어 어려움이 있겠지만 구자운 등 선발 투수들이 자신감에 차 있고 하위타선이 맹활약을 펼치고 있어 해볼만하다는 것.

김감독은 두산의 선발진이 상대적으로 약한 만큼 공격력으로 승부를 낼 복안이다. 중심타선 이상의 맹활약으로 공격을 주도하고 있는 안경현과 홍성흔, 홍원기 등 하위타선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만섭 국회의장과 전명준군(9.월곡초교)이 각각 20, 21일 대구구장에서 열리는 한국시리즈 1,2차전의 시구를 맡는다.

열렬 야구팬인 이만섭 의장의 시구는 한국야구위원회 박용오 총재의 추천으로 이뤄졌는데 이의장은 지난 7월 쿠바를 방문했을때 피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의장에게 야구교류를 제의했을 정도로 야구사랑이 남다르다.

지난 9월 20일 이승엽선수와의 예고홈런 사연으로 유명해진 전군은 어머니의 만성신부전증과 생활고에도 희망을 잃지 않고 꿋꿋하게 생활하는 소년.

○…삼성 좌타자 김기태(32)와 투수 김상진(31)이 올 한국시리즈 엔트리서 제외됐다. 삼성은 15일 한국야구위원회에 투수 10명, 포수 2명,야수 14명 등 총 26명의 한국시리즈 엔트리를 제출했다.

투수진에는 선발 임창용, 갈베스, 배영수를 비롯 노장 박동희가 포함됐고 좌완으로는 전병호가 유일하게 뽑혔다. 톱타자 후보 강동우와 지난달 17일 오른 새끼 손가락 골절상을 입었던 포수 진갑용도 포함됐다.

삼성은 16일 경남 남해 합숙훈련을 마치고 대구로 돌아와 17일 휴식을 취한 뒤 18일팀훈련을 재개한다.

두산이 현대를 꺾고 2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 삼성과 패권을 다투게 됐다.

두산은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선발 구자운의 호투속에 홈런 3방을 터뜨리며 현대를 6대1로 물리쳤다.

1차전을 빼앗긴 후 파죽의 3연승을 달린 두산은 지난 해 한국시리즈에서 현대에 당한 패배를 깨끗이 설욕하며 2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두산 안경현은 이날 4타수 2안타 등 4경기에서 16타수 9안타, 타율 0.563을 기록, 플레이오프 MVP로 뽑혔다.

현대 임선동과 두산 구자운이 두번째 선발 대결을 펼친 이날 경기는 팽팽한 투수전이 예상됐으나 두산 하위타자들의 홈런포로 또 다시 승부가 갈렸다.

두산은 3회말 홍원기가 임선동의 초구를 통타, 좌월 1점홈런으로 기선을 잡은 뒤 4회 1사 뒤 안경현, 홍성흔의 연속안타로 1점을 보태고 8번 이도형이 좌월 3점홈런을 쏘아 5대0으로 달아났다. 5회에는 타이론 우즈가 우월 1점홈런을 추가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구자운은 이날 7이닝동안 삼진 6개를 뽑으며 3안타 1실점으로 호투,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견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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