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대구에도 성큼 다가온 백색공포

지난주 미국에서 시작된 탄저균 테러공포가 전 세계로 급속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도 백색가루 소동이 잇따라 일어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16일 서울 올림픽공원, 부산 전철역, 대전시내 등지에서 백색가루가 뿌려지고 대구에서는 동대구 우편국 우편물에서 흰가루가 묻은 우편물이 발견돼 국립보건원 병원체 방어연구소, 국립과학수사대 등에서 정확한 성분분석에 들어갔다.

현재로서는 탄저균 여부가 확인된 것이 없어 단순한 해프닝에 그칠 가능성이 높으나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철저한 준비태세가 요망된다. 특히 대구에서도 수상한 우편물이 발견되는 등 우리의 생활 주변까지 생화학테러 공포가 성큼 다가옴으로써 긴장감과 경각심을 늦출 수 없게 하고 있다. 생화학테러가 발생할 경우 그 피해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이기 때문에 사전 대비에 추호의 허점도 드러내서는 안된다.

현재 정부는 생화학테러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으나 우리는 솔직히 걱정이 앞선다. 우편물 검색 등 경계태세를 강화하고 생화학테러 발생시 국민행동 요령과 대응방안을 정비, 배포키로 했다 하나 임시방편적인 땜질식 대응으로 얼마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우려감을 감출 수 없다. 국제우편물은 하루 평균 15만통, 연간 4천400만통이 들어오고 있으나 식물에 대한 검역과 세관물품에 대한 검사만 이뤄질 뿐 현재까지는 탄저균에 감염된 우편물 검색을 위한 시설과 인력은 전무하다는 것이다.

정부는 지금부터라도 탄저균 테러 등을 검사,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장비와 인력의 보강 등 근본적인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지금까지 사안에 따라 부처별로 흩어져 있는 생화학테러 관련 기구와 기능을 한데 모아 대테러기능을 총괄할 수 있는 단일기구 구성에 나서야 한다고 본다. 만에 하나 사태가 발생했을때 부처별로 손발이 맞지 않아 우왕좌왕하는 등 지리멸렬하면 큰 일이다. 아울러 일부 몰지각한 시민의 혼란을 조장하는 모방성 행위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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