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이혼을 생각한다

이혼은 배우자의 부정행위 등 여러 문제로 인하여 법적인 문제로 헤어지지만 그 이면에는 여성의 경제자립과 가치관의 변화, 빈곤문제 등이 깔려있다. 우리나라의 이혼율은 1970년도 이후 2000년도까지 지속적으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1천쌍의 부부당 2.6쌍이 헤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혼을 밟는 기간 동안 부부간의 잘못된 감정들이 가족들에게 그대로 투사되는데, 이때 자녀들은 긴장과 스트레스, 심지어 삶의 의욕을 잃기도 한다. 학교가기가 싫어지고, 집에 들어 가기가 겁이 난다. 가족이 궁핍한 환경속에서 피폐해진 마음으로 지옥같은 생활을 하다 가족해체라는 절차를 밟는다.

몇년 전, 겨울에 있었던 일이다. 갓 14세된 소년이 제주도의 한 오피스텔에서 목을 맨 주검으로 발견되었다. 어느 날, 소년은 때리는 아버지가 무서워 가출하기 시작했다. 제주도에 있는 어머니와 함께 살고 싶다던 말을 자주 하던 소년은 어머니를 찾으러 제주도까지 갔으나 만나지 못하고 그리워만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사건이다.

이혼문제는 부부간의 사적인 문제지만, 성장기 자녀가 있을 경우 아이들에게 큰 상처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이혼 후, 자녀의 양육을 맡은 여성가장은 남편의 역할을 혼자 감당해야한다. 하나는 경제적인 어려움이고, 또 자녀의 훈육문제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부모의 이혼은 자녀들이 큰 곤란을 겪고 나아가 정신병에 걸리거나, 심한 경우 위 사건처럼 자살까지 하는 사례도 있다. 이혼이 필요하다면 해야하는 것이 순리다. 그러나 이혼하는 방법과 절차에 대해서 우리는 많은 것을 생각해야 한다. 자녀들도 가족 구성원으로서 인정하고 그들의 이해를 구해야만 한다. 이혼한 부부라고 해서 아버지, 어머니로서 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멀쩡했던 아이를 가출과 죽음으로 내몰았던 사람은 바로 소년의 부모였었다.

구미가족상담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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