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줄 서기 손해 봐서야

얼마전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현금 인출기 앞에 사람들이 줄 서 있었다. 현금 인출기 두 대 중 한 대만 작동중이어서 줄이 제법 길었고 나는 맨 앞에 서 있었다. 이 때 갑자기 50대 초반의 아주머니 한 분이 내 앞에 떡하니 서 버렸다. 나는 "현금을 찾을 거면 줄 뒤로 가서 서는 게 맞지 않으냐, 나도 줄을 선 것이다"고 말씀드렸다. 이에 아주머니는 나보고 먼저 일을 보라면서도 계속 화를 냈다. "자식같은 사람이 버르장머리가 없다"는 둥 "자기 자식도 나가서 저러고 다닐까 봐 걱정이 된다"느니 하면서 계속 화를 냈다. 너무 황당하고 어처구니가 없어서 화내실 일이 아니라 당연한 도리를 말씀드린 것이라고 해도 막무가내였다. 뒤에 줄 서 있는 사람들에게 오히려 내가 잘못한 사람처럼 비쳐지는 느낌이었다.

공중전화, 현금인출기 등 공중 이용시설에서 용무를 보려면 줄을 서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 몸이 몹시 불편하다거나 아주 연로하신 어르신들이라면 당연히 양보해 드려야 하겠지만 말이다. 최근 들어 공공장소에서 줄서기가 정착되면서 시간이 절약되고 언짢은 일도 없어져가고 있지만 아직도 기본적인 질서를 무너뜨리는 사람들이 있어 안타깝다.

이은영(대구시 침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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