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스트 탈레반 논의 활발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군사공격으로 탈레반 정권 지도부의 분열조짐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정권 붕괴 이후 과도정부 구성을 위한 논의가 구체화되고 있다. 망명중인 압둘 와킬 무타와킬 탈레반 외무장관은 파키스탄 정부의 중개로 모하마드 자히르 샤 전 국왕의 특사와 파키스탄 국내에서 극비 회담을 가졌다고 교도통신이 17일 보도했다. 무타와킬 외무 장관은 지난 15일 이슬라마바드 인근의 한 호텔에서 열린 이 회담에서 탈레반 최고 지도자 모하마드 오마르를 추방한 후 탈레반 온건파가 참여하는 샤 전 국왕 주도의 잠정 정권 수립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무타와킬 장관은 탈레반내 온건파를 결집, 오마르를 추방하기 위해 이날 탈레반의 본거지 칸다하르로 되돌아 갔다.

파키스탄 정부는 무타와킬 장관의 행동을 전면 지원하고 있으며 칸다하르에는 이미 온건파가 어느 정도 세력을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무타와킬 장관은 지난 주 망명을 결심, 가족과 함께 파키스탄에 왔으나 파키스탄 정부의 강력한 요청을 받아 들여 잠정 정권 수립에 참여하기로 동의했다.

한편 중국과 러시아는 17일 탈레반 정권이 축출되면 광범위한 대표성을 지닌 거국 연립정부가 아프간에 들어서야 한다는 미국의 입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인테르팍스통신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연례회의에 참석중인 탕자쉬앤(唐家璇) 중국 외교부장과 이고르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별도의 회담을 갖고 아프간에 민주적인 연립정부가 구성되기를 지지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탈레반과 외교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파키스탄은 북부동맹집권에 강력한 반대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편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의 아프가니스탄특사인 라크다르 브라히미 대사는 17일 뉴욕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유엔은 아프간에서 평화유지, 새 국가건설 또는 임시정부 수립 등을 지원하는 어떤 역할도 맡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승완 기자 ryusw@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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