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투자.소비 장기침체 덫

장기불황과 미 테러사태로 기업 설비투자와 가계 소비심리가 모두 크게 움츠러들어 경기회복이 지연되는 악순환에 본격 접어든 게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특히 투자와 소비 위축이 맞물려 내년 상반기중 경기회복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으며 경기침체→물가상승→실질소득 감소 및 수출위축→경상수지 악화로 이어지는 스태그플레이션 전조가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18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올해 국내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연초계획 대비 크게 하향조정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8월 국내 150대 주요 투자기업을 대상으로 상반기 투자진행상황 및 계획변경내용을 조사한 결과 올해 설비투자는 연초 계획(2월 조사)보다 7.2% 축소돼 작년보다 6.4%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이같은 수치는 미 테러사태 이전의 것이어서 설비투자 축소폭은 더욱 확대됐을 가능성이 크다.

기업들이 경기회복 지연과 상반기 영업실적 부진을 들어 신.증설 투자는 미루는 반면 대내외 경영여건 악화에 대비해 유동성 확보에 들어갔기 때문으로 산은은 분석했다.

업종별로는 반도체 경기부진과 매출부진에 따라 전기전자 -19.7%, 철강 -12.5% 등의 급감세를 보였다.

소비심리도 급냉각해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소비자 전망조사 결과에 따르면 6개월 뒤의 소비동향을 나타내는 소비자 기대지수는 92.1로 지난 2월 92.0에 이어 7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연초부터 100을 밑돌던 소비자 기대지수는 지난 6월 100.3으로 회복됐으나 곧 하락세로 돌아서 7월 98.4, 8월 98.2에 이어 3개월째 악화됐다. 소비자 기대지수가 100 미만이면 소비를 줄이겠다는 가구가 더 많다는 의미다.

특히 경기에 대한 기대는 8월 94.6에서 지난달 77.0으로, 가계생활에 대한 기대는 100.7에서 96.3으로, 외식.오락.문화생활 지출에 대한 기대는 92.7에서 89.8로 떨어졌다.

6개월 전과 비교해 현재의 소비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 평가지수는 85.6에서 80.4로, 경기에 대한 평가는 82.3에서 73.3으로, 가계생활에 대한 평가는 88.9에서 87.5로 하락했다.

반면 저축이 증가했다는 가구는 9.5%에서 8.4%로 줄어들었고 빚이 증가했다는 가구는 18.6%에서 18.8%로 늘어났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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