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양 시가지 발전이 경산 시가지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경산시역 11개 대학 중 절반 정도가 하양 쪽에 위치해 인구 증가 등 지역 발전 요인이 많지만 개발 투자가 적어 택지 부족 등으로 낙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것.
도시계획 잘못, 문화공간 부족 등 읍민들 불만은 다양하지만, 그런 중에도 가장 큰 불만거리는 전국 최악 수준이라는 하양의 교통체증 문제이다.
▨대학 밀집 인구 급증=1984년 대구가톨릭대 이전을 시작으로 하양엔 경일대·경동정보대 등 3개 대학이 들어서서 그 학생만도 2만4천여명이나 되고, 대구대 학생들까지 생활권은 하양쪽이어서 역내 활동 학생 인구는 4만명이 넘는다. 또 상주인구도 매년 5% 가량 증가세를 보이며 이미 3만5천여명에 달했다.
이렇게 인구가 많아지면서 대학촌을 중심으로 아파트·상가 등의 신축이 잇따라 현재 아파트만 15개 단지 4천700여 가구에 이르렀다. 읍소재지가 개발 포화상태에 도달한 것.
▨생활 기반은 옛 그대로=하지만 도로 등 기반시설은 수십년 전이나 큰 변화가 없다. 직선거리 800여m에 불과한 읍소재지 도로 가에 대구가톨릭대, 읍사무소, 파출소, 농협, 하양초교 등 대부분의 주요 기관들이 밀집해 있기도 하다.
이 때문에 출퇴근·등하교 시간에는 극심한 교통 체증이 매일 되풀이되고 있다. 하루 통과 차량이 2만여대에 이르고, 그 짧은 거리를 지나는데 30분 이상 걸리기 일쑤인 것. 그래서 시내버스 운전기사들은 하양을 "지나 다니기 싫은 곳" "구제불능 지역"으로 낙인 찍고 있다. 시민 불만도 갈수록 쌓여, 읍사무소·파출소 관계자는 "길이 이렇게 막히는데도 왜 교통정리조차 안해 주느냐며 욕부터 하고 시작하는 항의 전화가 많다"고 답답해 했다.
▨대책 없는 불법 주정차=이같은 정체의 원인으로는 몇가지가 지목되고 있지만, 상가를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는 무질서한 주차, 1~2분 간격으로 한대씩 드나드는 시내버스의 잦은 정차 등도 정체를 부추기는 주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불법 주정차 차량 단속 요구는 진작부터 있어 온 것. 필요성엔 누구나 공감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송병수 읍장은 "불법 주정차 단속과 시내버스 노선 변경은 상가 업주와 주민들 반발이 워낙 거세 쉽잖다"고 했다.
경찰도 다음달부터 불법 주정차를 대대적으로 단속키로 하고 최근 의경 4명을 지원해 홍보 활동을 펴고 있지만 성과가 어떨지,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 경산경찰서 하원호 경비교통과장은 "하양의 교통난은 고질적 문제여서 일시에 해결하기는 힘들다"고 인정하고, "상가 업주들의 협조가 필요하고 조산천 강변 주차장과 시가지 중심부 주차장 활용 등 대책도 필요하다"고 했다.
▨도시 구조 변경 필요=그러나 하양의 교통 문제를 보다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짧은 거리에 다닥 다닥 붙어 있는 관공서·학교 등의 외곽지 이전, 우회도로 개설 등 도시계획상의 변화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하지만 관공서 외곽 이전에 대해 송 읍장은 "읍사무소·학교의 이전은 오래 전부터 거론돼 왔지만 서로 유치하려는 다툼 때문에 매번 실행에 실패해 왔고 앞으로도 해결이 쉽잖은 문제"라고 했다.
시가지 남쪽을 산업도로가 지나 가듯, 북쪽(국군통합병원∼와촌, 4km)으로 우회도로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 있으나 문제는 500억원에 이르는 자금 확보. 너무 큰 돈이어서 지방비만으로 건설하기는 불가능해 중앙정부 지원금을 받으려는 노력이 몇년째 계속되고 있지만 실현은 쉽잖은 실정이다.
이곳 출신 하기훈 시의원은 "우회도로 개설비용 마련 노력이 조만간 성과를 맺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현재 진행 중인 산업도로 고가화 겸 대구선 철로 지하도 건설이 내년 봄쯤 완료되면 그나마 숨통을 틔우는데 도움될 것"이라고 했다.
경산·이창희기자 lch888@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