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IT시장 신제품 잇단 출시

◈'멍멍..야옹'로봇싸움 누가 이낄까

'강아지 로봇과 고양이 로봇의 전쟁'.

최첨단 기능으로 무장한 강아지 로봇과 고양이 로봇이 싸운다면 누가 이길까. 이들의 한판 대결이 조만간 시장에서 벌어질 예정이다. 첨단 IT 로봇시장에 먼저 등장한 것은 강아지 로봇이었다. 지난 99년 일본 소니사가 강아지 로봇 '아이보1'을 내놓자 전세계는 충격을 받았다. 초기 모델의 특성상 미흡한 점이 많았지만 인간의 명령을 수행하고 꼬리를 흔들며 돌아다니는 등 깜찍한 기능을 선보여 'IT로봇의 원조'로 대접받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아이보너(아이보 주인들) 모임이 형성될 정도로 애완견 로봇 '아이보 1'은 사랑받았다.

지난해 말 출시된 '아이보 2'도 더욱 세련된 기능으로 사랑을 듬뿍 받았다. 50개의 간단한 낱말을 인식할 수 있고 노여움이나 즐거움 등 감정표현 기능까지 갖췄다. 또 성인모드를 선택하면 술을 마시는 시늉을 하기도 하고 놀아주지 않으면 울음소리를 내는 등 실제 애완견과 비슷한 기능을 갖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지난달 12일 발표된 3세대 강아지 로봇 '아이보 3'는 IT 로봇 기술의 결정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음성인식 기능이 강화되어 75개의 낱말을 인식할 수 있고 앵무새처럼 인간의 말을 흉내낼 수도 있다. 또 사진을 찍으며 돌아다니거나 노래를 부르며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수도 있다. 특히 최신 메모리 저장기기인 '메모리스틱'을 장착해 자신이 가지고 놀던 슬리프를 알아본다거나 주인을 알아볼 수 있는 기억능력을 가지고 있다. 값도 크게 내려 개당 100만원대로 떨어졌다. 소니의 '아이보' 외에 세가의 로봇 강아지 '푸치'와 국산 로봇 강아지 '젠토'도 최첨단 기능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동안 수세에 몰렸던 로봇 고양이들이 로봇 강아지에 대한 대반격을 시도하고 있다. 지금까지 출시된 일본 세가사의 로봇 고양이 '마이오치', 미국 하스브로사의 새끼 고양이 '뮤치' 등 고양이 로봇들은 기능이나 인기면에서 강아지 로봇에 뒤졌다. 하지만 일본 옴론사가 개발해 이달말 발표 예정인 고양이 로봇 '네코로'(고양이라는 일본말과 로봇의 합성어)는 최첨단 기능을 장착, 그동안의 열세를 만회할 것으로 기대된다. 48개의 낱말을 인식, '아이보'보다 음성인식 능력이 떨어진다. 그러나 귀를 쫑긋하거나 눈을 가늘게 뜨는 등 다양한 고양이 행동을 흉내낼 수 있고 인간과의 감정적인 교감이 가능하다는 게 강점이다.

특히 귀와 등뒤에 촉각센서가 장착돼 있어 등을 두드려주면 그렁그렁하는 고양이 소리를 내며 호감을 표시한다. 고양이 로봇과 자주 놀아줄수록 성질이 온순하게 변하고 같이 놀아주지 않으면 주인을 무시하는 등 고양이 특유의 캐릭터를 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걷기, 춤추기 등 강아지 로봇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명령기능과 재주가 부족한 것이 단점이다. 대당 가격이 200만원대로 비싼 것도 흠이다.

최창희기자 cc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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